■ 인터뷰 / 자율형공립고 유치 이 기 용 성동고 교장

올바른 인성갖춘 '인재양성' 최선

내년 자율형공립고 준비 만전

학생별 맞춤형 커리큘럼 주목

 

 이기용 성동고 교장은 요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교 60주년 및 본관 개축 준공 기념식을 이틀 앞둔 16일, 교장실을 방문했을 때도 이 교장은 회의를 막 끝내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본래 계획으로 기념식과 함께 어르신 효도 잔치를 열려고 했어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계획이 변경됐습니다. 성동고는 중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 학교예요. 소중한 학생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지역주민과 협조를 통해 교육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동고는 중구지역 내 유일한 공립고등학교로, 숱한 동량지재를 양성해 온 민족사학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올해로 개교 60주년이 된 유서 깊은 성동고는 자율형 공립고 선정을 위시해 학교평가 우수학교 선정과 장학재단 법인설립 인가 그리고 본관동 개축공사 준공 등 최근 겹경사를 맞았다.

 

 이 교장은 “우선 자율형 공립고 교원초빙 공모에 지원한 선생님을 심사위원회를 통해 선발해야 한다”면서 “내년 시작하는 자율형 공립고 준비에 전 교직원이 만전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10일 교육과학기술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성동고 자율형 공립고 선정 발표는 지역일대를 들썩거리게 했다. 우수교원 100% 초빙 가능, 교과부와 서울시 그리고 중구청 도합 4억5천만원의 재정지원, 1학년 국민공통교육과정 35% 내 시수조정 가능, 2·3학년 교육과정 100% 학교자율편성 등 운영안은 성동고가 과학고·외고와 같은 특목고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지역사회에 선사했다.

 

 “가시적 성과는 최소한 3년, 5년 정도 후에나 나타날 것입니다. 당장 내년 1학년 즉, 첫 해는 국민공통교육과정의 큰 틀은 유지합니다. 35%변경 가능한 시수를 가지고 신입생들의 수요를 파악해 1학년 때부터 중국어 일본어 등 제2외국어를 교과에 편성할 예정이에요.”

 

 제2외국어뿐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요구와 특성에 따른 커리큘럼을 1학년부터 운영한다. 학생 개인별로 진학 자료를 3년 동안 누적 관리함으로써 체계적 진로지도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생님들이 열의에 차 있어요. 이를테면 정규교과목 ‘국어’에서 더 세밀하게 들어가 방과 후 교실에 ‘시 창작’이나 ‘스토리텔링 연구’ 같은 분야를 개설한다면 문예창작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입학사정관제에도 크게 유리할 거예요. 교육편제를 잘 짠다면 학생과 학부모님께 사교육 없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게 해 드릴 수 있을 겁니다.”

 

 입학생 선발은 지원자를 대상으로 100% 추첨에 의해 충원한다. 일각에서는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들로만 정원이 채워질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교장은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학교가 끌어안아야 할 사명”이라고 명쾌하게 대답했다.

 

 성동고는 1906년 현 YMCA 위치에 ‘황성기독교 청년회학관’으로 건립 후 1949년 현재의 자리에 ‘성동공립중학교’로 설립, 60년 세월 동안 올바른 인성을 품고 각계각층의 역군이 된 졸업생들을 배출해 왔다. 이 교장 역시 성동고 17회 졸업생으로, 모교에서 후배들을 사랑으로 기르고 있다.

 

 “강조만 해서는 절대로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없어요. 우리 학생들은 ‘홀트 일산 복지타운’과 ‘가평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하루 종일 합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과 직접 만나 그분들의 손과 발이 돼드리는 체험을 통해 진정한 인성교육이 되는 것입니다.”

 

 전교생에게 정규 교과목으로 검도 교육을 하는 것도 인성교육의 일환이다. 또 동문선배와 재학생이 멘토 멘티를 맺게 함으로써 사춘기의 어려움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달 26일 성동고 장학재단 법인설립 인가로 학생들은 든든한 동문 후견인을 얻게 됐다.

 

 “성동고는 자율형 공립고 체제로 지식과 정서를 함양한 인재를 지역사회 속에서 양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5년 단위로 평가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자율형 공립고 지정·연장 여부를 결정합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 성동고등학교의 진가가 드러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