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산도 단풍의 거리로 선정해야

 주말이면 전국 고속도로가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서 산이나 들로 떠나는 사람들 때문이다.

 

 우리는 명절때도 대이동이 시작되지만 여름휴가나 가을철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 뿐이지 예외는 아니다.

 

 가을 정취와 낭만을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서울시가 ‘단풍과 낙엽의 거리’ 73개소를 선정했다고 한다. 중구는 느티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덕수궁 돌담길,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덕수궁길, 은행나무와 화단의 관목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훈련원로, 은행나무 단풍이 아름다운 남산 소월길 등이 선정됐다,

 

 올해 중부지방은 평년보다 늦게 단풍이 들어 10월 중순경부터 북한산에 첫 단풍이 시작됨에 따라 서울의 도심지는 11월 초ㆍ중순경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이 같은 단풍과 낙엽이 아름다운 거리를 각 자치구로부터 추천받아 선정해 시민들이 단풍을 감상하고 낙엽을 밟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거리에는 일정기간 낙엽을 쓸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있다.

 

 이와함께 서울대공원, 보라매공원, 안산공원길, 난지도길, 안양천길, 양재시민의 숲, 방화근린공원, 석촌호수, 봉화산, 양재천길, 서울숲, 월드컵 공원등이 서울에서 단풍과 억새가 가장 아름답게 가을을 장식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진짜 아름다운 남산은 왜 제외됐을까. 은행나무나 느티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없기 때문일까. 그런 것이 아니라면 남산이 제외됐다는 것은 조금 이해되지 않는다. 중구와 용산에 걸쳐 있기 때문에 자치구에서 추천을 안했기 때문이라는 이유 말고는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실제로 남산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나 시민들은 잘 알겠지만 남산만큼 아름다운 산은 도심에서는 없다. 덕수궁길이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남산과 비교되지는 않는다.

 

 서울시에서 아름다운 단풍의 거리로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주에는 남산을 찾아보자. 형형색색 수놓은 남산은 가는 곳 마다 운치가 있고 위치에 따라 분위기도 다르다.

 

 남산을 단순히 예찬하려는 것은 아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웬만한 주변 산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산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단 걷기코스로 이용되고 있는 국립극장을 지나 석호정 방향으로 가는 길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길을 걷다보면 꿩이나 다람쥐는 물론 아름다운 풍광에 푹 빠지게 된다. 요즘엔 포토존이 새로 만들어져 있어 사진 찍기에도 그만이다.

 

 가는 길목마다 느껴지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시심에 잠기게 하는 남산, 내년에는 남산도 아름다운 단풍의 거리로 선정해야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