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말랐던 남산이 내년 봄이면 맑은 물이 흐르는 남산으로 탈바꿈한다고 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메말랐던 남산이 생명이 숨쉬는 남산으로 변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해 보인다. 옛날에는 남산에 물이 흘렀다고 하지만 현재의 남산은 실개천 하나 없는 메마른 산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규모 터널건설과 주변 지역의 개발 등 도시화 속에 계곡수가 땅속으로 스며들어 남산에서는 더 이상 물줄기를 찾아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상황을 직시한 서울시는 총 사업비 188억원을 투입, 맑은 물이 흘렸던 남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물이 흐르는 남산 만들기’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남산 한옥마을과 필동에 설치돼 있는 홍수방지용 빗물저류조의 빗물과 계곡수 등을 활용, 산책로를 따라 물이 흐르는 자연형 실개천을 만든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경사가 급한 ‘개울 소리길’에는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재현하고, 경사가 완만한 ‘벚나무 터널길’ 주변에는 새·바람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거닐 수 있도록 담쟁이 식물을 심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맑은 물에 손과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할 수 있고, 산책길 옆 꽃잎 만지기도 가능한 남산 길도 조성하고, 남산청사 뒤편 계곡에는 큰 연못을 조성한다고 한다.
남산에서 장충단 공원을 연결하는 물길에는 1급수인 물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테니스장 아래에는 거대한 물탱크도 있다는 얘기가 있다. 사실인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수량이 풍부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은 장충단 공원 앞에 물이 거의 없는데 테니스장 주위를 잘 정리하면 사시사철 물길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하는 주민들도 있다. 따라서 남산과 장충단 공원을 연결하는 물길을 복원하고 이 물길이 청계천으로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원형에 가까운 복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현재 청계천에는 인공적으로 물을 공급하는데도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는 등 자연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장충단 공원 일대 물길이 제대로 살아난다면 청계천에 공급하는 물을 절반은 줄일 수 있는 장점은 물론 그야말로 자연생태계 복원이라는 큰 명제를 갖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남산을 세계적인 명산으로 만들고 원형에 가까운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체계적인 고증을 통해 제대로 시행해야 한다.
남산과 장충단 공원,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물길이 복원된다면 중구는 청계천 복원만큼이나 커다란 변화를 맛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산을 센트럴 파크를 뛰어넘는 세계적 휴식공간으로 만들어 중구와 서울의 자부심이 될 수 있도록 가꿔 나가기 위해서는 자연을 최대한 원형대로 복원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