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퍼지고 있어 중구와 중구보건소 등에서는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주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홍혜정 중구보건소장과 의사 구의원인 김연선 부의장을 만나 의료기관과 네트워크 구축 상황, 환자 발생할 시 대처방안 등에 대해 알아봤다.
“현재 경계단계
예방수칙 지키면
70% 예방”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이하 ‘신종플루’)감염자 가운데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특히 지난 주말 3명이나 잇따라 사망함에 따라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감염자만도 4천여 명을 훌쩍 넘긴 작금, 홍혜정 중구보건소장을 만나 현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신종플루 예방에 대한 중요한 사항을 들어봤다.
홍혜정 소장은 먼저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처한 현재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신종플루 전염병 경보수준을 ‘최고단계’로 격상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심각’ 바로 전 단계인 ‘경계’ 단계입니다. 경계 단계는 지역사회에 감염이 됐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 전에는 발병 원인이 외국에 갔다가 접촉을 통해 감염이 이뤄지는 경로였다면, 지역사회 감염은 뚜렷한 경로를 알기 어려운 것입니다."
현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확산을 방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종플루의 특성과 예방법 등에 대해 관내 보건교사, 어린이집 교사, 기업체 담당자 등을 모시고 계속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 국민행동요령이 담긴 인쇄물을 잘 편집해 집집마다 보내드렸습니다. 실제 주변에서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각 가정이나 개인에게는 인지가 되지 않았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홍 소장은 예방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힘주어 말하며 각 개인과 가정의 노력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감기하고 비슷하죠. 문제는 신종플루가 빨리 번진다는 것과 갑작스럽게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감기 치료를 하고 있다가 하루 이틀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때는 반드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학교를 못 다니게 될까봐 해열제만 먹이고 열을 떨어뜨려서 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있어요. 만약 그 학생이 신종플루에 감염됐다면 다른 학생들에게도 전염되죠. 아이들이 열이 있으면 집에서 관찰을 하고 약을 복용시켜 일주일 동안을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쉬게 해 전염력이 없어진 다음 학교에 보내야 합니다.”
홍 소장은 “신종플루는 건강한 사람도 폐렴 등 합병증으로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 한다”면서 “하루 이틀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위험으로부터 예방이 가능하다”고 신신당부했다.
지난 8월21일 이후 모든 의원들이 신종플루 진료와 처방을 할 수 있게 됐다. 처방을 받아 거점약국에 가면 약값은 안 받고 조제료만 내면 되고 보험 적용이 된다는 것이다. 현재 중구 내 거점약국으로는 신당중앙약국, 서울약국, 명동중앙약국, 은석약국, 만지종오약국 5곳이 있으며 거점병원으로 국립의료원, 백병원, 송도병원 3곳에 81병상을 확보해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고 휴지가 없으면 옷소매로 가려야 하며,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비누로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깨끗하게 손을 씻고 알코올이 함유된 손소독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예방수칙을 잘 이행할 경우 70%까지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위험할 경우에는 괜찮은 사람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가면 다른 사람 예방에 큰 도움을 주는 거예요. 기침 알맹이 안에 들어 있는 균이 1미터 이내 가까이 있어야만 감염이 되는데, 마스크를 쓰면 감염 염려가 없어져요. 일본 등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마스크 쓰고 다니는 사람을 잘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예방 교육과 홍보를 하고,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을 확보해서 경로당, 어린이집, 장애인 시설 등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중구보건소에 따르면 현재 마스크 2천개, 손소독기 50대, 손소독제 3천개와 항균비누도 3천개가 확보된 상태다.
홍 소장은 “추가로 열 감시 카메라 3대, 대형 손소독기 5대를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관내 충무아트홀이라든가 구민회관과 같이 주민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행사가 진행될 경우 비치할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예방제인 백신은 아직 우리나라에 나와 있지 않고 실험 단계다. 타미플루와 리렌자는 치료제로서 쓰는 만큼 보충해 거점병원과 거점약국에 배분한다.
“현재까지 모두 422.5건의 치료제가 관내에 투약됐습니다. 1일 2회 5일치가 1인분이에요. 입원환자라든가 경우에 따라 의사 선생님들께서 5일치를 안 내고 4일치라든가 이틀치나 이렇게 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소수점이 나오는 것이죠. 현재 타미플루와 리렌자를 합쳐 1400명분의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는 65세 이상 고령, 천식 등 만성호흡기 환자, 만성 신장·간·신장 환자, 당뇨병, 임신부, 생후 6~23개월 소아, 혼자 거동할 수 없는 경우나 만성 수용시설 거주자, 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장기이식 받은 환자 등을 신종플루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제까지 사망자들은 모두 성인들이지만 성인이기 때문에 사망했다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통계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10대 20대 30대에서 발병을 많이 하고 사망은 오히려 30대 40대 50대인데 우리나라는 (사망자들의) 나이대에서 통계와 차이가 있어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지난달 15일 첫번째 신종플루 사망자 발생 후 지난 주말까지 7명의 사망자가 잇따름에 따라 보건당국은 긴장하고 있다. 감염이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홍혜정 소장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줄 것과 더불어 ‘자발적 격리’를 당부했다.
“현재 학생들이 가장 문제가 되고 있어요. 중구뿐만 아니라 다른 구도 학교에서의 집단 발생이 많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의 판단이 중요합니다. 지역사회 감염 단계 이전에는 강제 격리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자발적인 격리가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