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열악한 주거 공간에서 살고 있는 독거노인에게 물심양면 사랑의 손길을 베풀어 각박한 세상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중림동 김순자 14통장.
김 통장의 세심한 배려로 중림동 156-97 곽희준(69)씨는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다.
폭우에 가까운 비가 세차게 내리던 지난달 12일 오후 9시 김 통장은 관할구역 순찰 중 허물어지기 일보 직전인 곽 씨의 집을 발견했다.
좁은 골목에 다소 경사진 지형에 위치한데다 허름한 기와지붕은 금방이라도 주저앉을 것 같아 가슴이 조마조마했다. 김 통장은 곧바로 곽 씨에게 연락해 안전 여부를 확인했다. 또 일단 거처를 옮길 것을 제의했으나 곽 씨는 사양했다. 이후 곽 씨는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다음날 구청으로 연락을 취했고, 구청장 비서실 측에 이 사실이 알려졌다.
구청에서 장학진 팀장과 김두수 씨 등이 나와 곽 씨의 집을 점검했고, 이후 ‘사랑의 집짓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중구와 중림동 14통,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 그리고 삼성물산이 혼연일체가 돼 곽 씨의 집 재건축에 나선 것.
지난 6일 오전 10시부터 철거작업을 시작, 낡은 기와지붕에 거의 다 쓰러져가는 한옥 공간이 협소해 중장비가 진입할 수 없어 철거가 이틀이나 걸렸다.
곽 씨의 새 보금자리는 곧 공사에 들어가 늦어도 이달 말이면 완공될 예정이다.
총사업비 2천만원 정도가 투입되는 이번 공사에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에서 1천만원죿1천100만원을 지원하고, 삼성물산에서 900만원죿1천만원 정도 지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에서 건물 철거와 가옥 건립에 필요한 샌드위치 패널 등 건축자재를 지원하고, 한국 해비타트 서울지회에서 ‘사랑의 집짓기 운동’ 의 일환으로 시공한다.
작은 방 2개와 주방 등이 딸린 21m²의 보금자리가 마련될 예정이다.
김 통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곽 씨에게 식사를 계속 제공하고 여관에서 지낼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해 이웃사랑의 모범으로 칭송을 받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1시간 이상 관할구역을 돌며 지역을 살피는 그는 비용이 충당되지 않을 경우 5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었다.
장학진 팀장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선뜻 나서 준 김순자 통장이 있었기에 이번 ‘사랑의 집짓기’가 가능했다”면서 “중구에서도 주민의 애로 사항을 찾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통장은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며 유용열 중림동장과 한근수 팀장 등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