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화승배드민턴클럽 동호인들이 장충고 체육관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동호인 열정과 화합으로 똘똘 뭉쳐
가족같은 분위기가 최고의 장점
“여기는 다른 곳과는 달리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요. 다투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김진영 코치가 다른 동호회와 비교하며 칭찬하는 화승 배드민턴 클럽.
해가 뜬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새벽 무렵, 장충고 체육관에 배드민턴 채가 든 가방을 어깨에 멘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신당2동 배드민턴 교실, 일명 ‘화승 배드민턴 클럽’ 회원들이다. 매일 아침 5시 30분이 되면 어김없이 장충고 체육관에 모여 몸을 풀고 단식 또는 복식 팀을 즉석에서 결성해 경기를 시작한다.
“거의 다 직장인들이라 여기서 운동 하다가 시간되면 집에 가서 식사하고 출근하고 그럽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오세훈 회장은 운동을 하기 전 몸을 풀며 체육관으로 들어오는 회원들을 일일이 챙긴다.
그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을 하면 하루가 길어진다”며 “늦잠을 자서 비몽사몽 출근하는 것보다 활력있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고 배드민턴을 예찬했다.
2006년 7월 8일 결성된 화승배드민턴클럽은 현재 60명 정도의 신당2동 회원들로 구성돼있다. 신당2동 회원들은 정회원으로, 타 동 주민은 준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고 한다.
“거의 다 신당2동 주민들이라 가족 같은 분위기”라며 “실제로 15커플이 부부고 그중에는 여기서 운동하다가 만난 커플도 있다”고 말하는 홍성표 총무는 운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친밀도를 다지는 것을 이 클럽의 최고의 장점으로 꼽는다.
복식 경기를 하다가도 한 명 정도는 지치기 마련이다. 그 틈이 생기면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회원들이 바로 투입된다.
“회장님! 이리 오세요”
한 자리에서 머물러서는 경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배드민턴은 부지런히 앞뒤좌우로 움직이며 셔틀콕과 채 끝을 바라보며 뛰어야 한다.
“나이스!”
“반칙이야, 반칙!”
“아, 날 쳐다보지 말라니까...”
“어어, 좋아 좋아!”
이들이 땀을 흘리며 경기를 하면서도 이토록 잠시도 입을 쉬지 않는 이유는 운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재미’에 있어서가 아닐까.
배드민턴을 시작한 지 30년이 넘는다는 김재중 클럽운영위원장은 “헬스, 평행봉, 철봉 등 운동이라는 운동은 다 해봤으나 배드민턴만큼 전신에 도움이 되는 운동은 없다”고 말한 뒤 바로 다음 경기에 참여했다.
이들이 경기를 하는 동안 다른 회원들은 중구난방으로 떨어진 셔틀콕들을 모아 다시 쓸 수 있도록 정리하기도 했다. 셔틀콕에 드는 비용이 상당하기도 하지만, 체육관을 쓰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아침 7시경, 장충고 교사 2명이 운동을 하러 들어오자 바로 회원들과 즉석 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고양시 체육회 소속인 김 코치는 현재 중구 순회코치로 활동 중이다. 10세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다는 실력파 김 코치는 이 클럽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다.
“신당2동 주민들로 뭉쳤고, 부부가 많아서 많이 다툴 것으로 예상했는데 단 한번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 스스로도 편하고 즐겁다”는 김 코치는 초보 배드민턴 선수들을 가르치면서도 얼굴 표정이 밝아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