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무자년 한해를 보내며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는 을씨년스런 세모에 마음까지 착잡한 이유는 왜일까?

 

 세계적인 경제불황도 원인이겠지만 집행부와 의회의 갈등도 한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의회 마지막 정례회서 새해 예산안을 심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누구를 위한 의회인지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구의 10대 뉴스를 정리하면서 올 한해 무엇이 중구에서 가장 큰 이슈였고 뉴스거리였는지를 되돌아보면서 착잡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가슴언저리를 후비고 있다.

 

 금년 한해 동안 중구의 10대 뉴스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숭례문 화재사건이었지만 그 보다도 중구의회 의원 9명중 6명이 성매매로 검찰에 기소가 됐다는 보도가 공중파 방송은 물론 전국 일간지에 보도되고, 청구역등에서는 제명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들의 촛불집회가 확산되기도 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중구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광희고가도로가 철거된 것이고, 충무로 국제영화제가 이제 자리매김을 하기 시작 했다는 점이다. 국내 영화계 간판급 스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위상이 어느 정도 제고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가슴 아픈 일은 구립관악단 조례가 결국 폐지되면서 능력있는 단원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중구에 대해 냉소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경영혁신 최우수단체장 대상등 대외기관 평가 15개 부문에서 최우수상은 물론 인센티브 사업을 거의 싹쓸이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서민들의 애환이 묻어있는 동대문 굿모닝시티가 준공을 하고 오픈해 장사를 하고 있고, 황학동 롯데캐슬 아파트가 24년만에 입주한 것도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동대문운동장이 철거돼 공원조성과 함께 디자인센터 등이 돌어설 계획이니만 물류센터나 돔같은 구장을 건설하지 못한 아쉬움이 없지 않은 한해였다.

 

 이밖에도 지방자치단체 경쟁력 전국 2위, 충무아트홀 뮤지컬 중심 대극장 변신, 여자축구단 창단 7년만에 첫 우승, 신당, 황학 토지거래 허가 해제, 새해부터 초고층 건축 가능, 동 주민센터 통ㆍ폐합반발, 중구복지서비스부문 최우수상, 파행으로 얼룩진 중구의회등도 주요뉴스로 한몫을 차지했다.

 

 내년에는 특별한 정치적인 이슈가 없는 만큼 올 한해를 냉철히 반성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다 같이 황금송아지를 안을 수 있도록 서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한해로 만들자.

 

 세계경제 한파로 몸살이 예상되지만 올 한해를 쥐처럼 부지런하게 살지 못했다면 다가오는 기축년에는 철저한 계획과 체계적인 마인드를 정립해 소처럼 성실히 노력한다면 행운의 여신이 미소를 지을지 모를 일 아닌가.

 

 구세군의 종소리가 연말연시를 알리고 있는 가운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무자년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