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신당6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 거주하는 허정훈 이유미씨 부부와 9남매가 다함께 가족사진을 찍고 있다.
저출산이 사회적인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중구 신당6동 대우푸르지오 아파트에 거주하는 허정훈(50, 회사원) 이유미(46)씨 부부가 9남매를 낳아 키우고 있어 세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985년 3월9일 결혼해 그 다음해인 86년 맏딸 효진(21)양을 낳은 이후 1∼4세 터울로 아이를 계속 낳아 왔다고 한다. 부부는 결혼생활 20년 중 9년을 임신한 상태로 보내느라 신혼의 기분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하느님이 주신 축복인 아이들을 통해 삶의 행복을 느낀다는 이 가족을 들여다 본다.
9남매 키우며 야만인서 애국자 변신
가족간의 믿음이 행복…인성교육 강조
▲야만인에서 애국자가 되기까지
"사실 일곱째를 낳을 때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야만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는 사회적으로 저출산문제가 심각해져 그런지 애국자로 불려요"
어느새 사회인이 된 큰딸 효진양을 비롯해 둘째 순행(20, 대학생), 셋째 수진(19, 고3), 넷째 혜진(18, 고2), 다섯째 신행(14, 중1), 여섯째 예진(11, 초4), 일곱째 선행(9, 초2), 여덟째 승진(5), 막내 은진(3)양까지 9남매가 모두 한결같이 밝고 고르게 자라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 부부는 넷째가 태어난 89년도에 동사무소에서 불임수술을 무료로 해주겠다는 전화도 받았지만 아이들은 하느님이 주신 축복의 선물이라 여기며 점차 대식구를 만들어 왔다.
여성 1명당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들 부부는 "돈이 많아야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며, 아이를 낳을수록 그들을 통해 더 많은 축복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30대가 넘어서면 용기가 없어지고 결혼에 대한 생각이 무분별해지기 때문에 20대에 믿음이 가는 사람이 생기면 무대포(막무가내) 정신을 바탕으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11명의 대식구가 사는 법
남편과 아이들이 집을 나간 순간부터 여덟째와 아홉째가 어지러 놓는 장난감, 하루에 평균 4번을 돌려야 하는 세탁기, 싱크대에 가득 쌓인 그릇, 물청소등의 집안일에 이씨는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다.
10인용 식탁도 자리가 부족해 4∼5인용을 하나 더 마련해 놨지만, 사실 11명의 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기란 손에 꼽힐 정도로 어렵다.
50평 집의 5개의 방은, 안방 딸·아들방 컴퓨터방 공부방등의 공간으로 나눠 함께 공부하고 개인 취미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허씨는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술 담배 커피를 전혀 하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저녁시간을 가정에 반납하는 인자한 아버지다. 따라서 성인이 된 첫째와 한참 대학생활의 재미에 푹 빠져있을 둘째까지도 밤 10시 안에는 기필코 들어와야 한다.
25세쯤 결혼을 시켜 독립적인 삶을 살고 출가외인이 될 때까지는 반드시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는 규칙에 불만이 없지 않지만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아이들은 전혀 불평하지 않는다고한다.
교육은 강압적인 것이 아닌 아이들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것만 들어 주고, 식구가 많기 때문에 TV는 만화와 영화만 시청하도록 규칙을 정해 놓고 있다고 한다.
아이들과 집안일에 잠깐의 여유도 없이 하루를 보낸 부인을 위해, 아이들이 다 모인 시간에는 큰 애들에게 아래 동생들을 맡기고 부인과 둘만의 특별 외출도 갖는다고 한다.
▲행복의 제1조건, 믿음
"부부간의 믿음과 아이들과의 믿음이 없었다면 지금만큼의 행복은 없었다"고 말하는 부부.
서로 믿으며 행복한 모습을 보였기에 아이들도 자연스레 가족에 대한 믿음을 배워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한다.
허씨는 "아이들은 스스로 관심을 갖는 일을 하나씩 배워나가며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법을 알게된다"면서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강압적으로 아이들을 울타리 안에 가둬둔다면 아이들은 부모에 대한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게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영어와 수학 공부가 아닌 사람이 되는 인성교육이라며, 부모가 너무 욕심만 부린다면 아이들의 반항심은 더욱 커져 자식을 키우는 보람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모에게 존경과 공손한 마인드를 가졌다는 것은 즉, 부모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