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인의 건강가이드 (36 )/ 급성 세기관지염

윤 소 영 삼성제일병원 소아과

<95호에 이어>

 세기관지염의 경과는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난 후 처음 48∼72시간 동안 병이 가장 심해진다. 환아는 심하게 아파 보이고, 보채며 어린 아기일수록 무호흡 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 기간 후에는 점차 치유되어, 수일 내에 완전히 회복되고 사망하는 경우는 1% 이내이다. 무호흡 발작이 지속되거나 호흡이 빨라서 잘 먹지 못해 심한 탈수가 되는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선천성 심장병이 있거나 미숙아로 태어난 후 만성 폐질환이 있는 경우, 면역결핍증이 있는 경우 더 심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세기관지염을 앓은 영아의 상당수에서 소아기 후반까지 기도의 과민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으나, 이 두 질환 사이에 자세한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세기관지염을 앓고 난 후 과민성 기도가 생긴 영아는 흔히 천식이나 알레르기의 가족력이 있고, 세기관지염을 앓았던 기간이 길고,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어 담배 연기에 노출된 적이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주요 원인 바이러스인 RS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접종이 도움이 되지만, 아직 우리나라엔 들어와 있지 않다. 그러므로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늦가을부터 초봄까지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 가는 것을 피하고, 외출후엔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가족 중에 감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1세 미만의 아기와 지나치게 친밀한 접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치료는 호흡수를 관찰하며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고, 아기가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도록 시원한 공기 안에 있게 하고, 보통 30∼40도 각도의 편안한 자세로 앉거나, 목을 뒤로 젖히는 것이 좋다. 호흡 곤란을 보이거나 탈수가 심한 영아는 입원해 보조 요법을 한다. 습도를 높인 산소를 공급해 주며, 빈호흡으로 인한 수분 손실을 보충해준다.

 

 환아는 입으로 먹이거나 정맥 혈관으로 수액을 보충함으로써 빈호흡으로 인한 탈수를 막고, 심한 호흡성 산증이나 전해질의 불균형을 적절한 수액 요법으로 교정한다. 기관지 확장제를 입으로 먹이는 외에 직접 기도를 통해 흡입될 수 있도록 분무 치료를 하기도 하고, 증상이 심한 경우에 기계를 통한 호흡기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2차적인 세균성 기관지 폐렴이 합병된 경우, 항생제를 투여할 수 있다. (삼성제일병원 ☎2000-7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