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특집 / 청계천을 다시본다 ③ - 청계천 희망을 말한다

서울의 600년 역사 미래로 흐른다

 

◇ 청계천 시점부인 청계 광장에서 분수와 함께 물이 흐르고 있는 모습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 아빠 엄마 어린 날의 추억으로 한가득 메워진 푸른 자연의 모습이 도심 속 어린이들에게도 성큼 다가왔다. 10월1일 복원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에는 속이 빤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물 아래로 물고기가 한가로이 헤엄치고, 듬성듬성 고개를 내민 개천 양안의 화초들이 아이들뿐만 아니라 도심 속 현대인들의 지친 마음까지 달래줄 준비를 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그동안 게재된 △중구의 젖줄, 청계천 다시 태어나다 △청계천 어떻게 달라지나? 에 이어 마지막으로 △청계천 희망을 말한다라는 주제를 통해 청계천의 청사진을 그려본다.(끝)

 

자양취수장 등서 하루 12만톤 공급

도심 온도 내려가고 풍속도 빨라져

침체됐던 주변상권 등 활기 되찾아

 

 ◆'쏴아' 물소리가 청아하다…하루 12만t 용수 공급

 

 조선 초기까지만 해도 홍수가 나면 개천이 범람하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건천으로 오염이 심했던 탓에 당시에도 청계천을 메워버리자는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청계천에 서울시는 하루 12만t의 물을 흘려보내 하천이 마르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름 장마철에만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마른 하천인 청계천에 1년 내내 물이 흐르도록 해 마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

 

 용수 공급 방법은 잠실대교 부근 자양취수장에서 끌어올린 9만8천t의 한강 물(2급수)과 지하철에서 나오는 지하수(1급수) 2만2천t으로 충당하게 된다.

 

 원래 하천은 상류로부터 수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이같이 결정하게 된 것은 평상시에는 건천이 되는 청계천의 특성상 인위적인 물공급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이에 따라 잠실대교 인근 자양취수장에서 퍼올린 한강물은 6km의 관로를 따라 뚝도정수장으로 보낸 뒤 정수ㆍ소독 등의 여과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후 청계천 둔치를 따라 매설돼 있는 11km의 관로를 통해 청계 광장ㆍ삼각동ㆍ동대문ㆍ성북천 하류 등 4곳으로 나뉘어 공급된다. 또한 지하철역 지하수는 광화문역ㆍ경복궁역ㆍ을지로4가역 등 13곳에서 공급된다.

 

 서울시가 청계천의 평균 수심을 40cm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유지용수 공급과 동시에 도심 지역 온도가 내려가고, 오염물질이 줄어드는 등의 환경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끝 알싸한 시원한 바람이 분다…열섬현상 완화효과

 

 청계천 완공 전부터 새롭게 태어난 청계천을 구경하러 삼삼오오 몰려든 호기심 많은 서울시민들은 시원한 물줄기가 끝 모르고 이어지는 현장에서 한결 시원해진 바람이 코끝으로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최근 발표한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하 시정연)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계천 복원 이후 도심지역의 온도가 최대 0.8도 내려가고, 청계로의 지난 7월 평균 풍속이 작년보다 50% 빨라진 것으로 밝혀졌다.

 

 도심지역의 온도 변화를 청계천 구간별로 살펴보면 광교 부근 상류쪽은 여름철 낮 12시 평균 온도가 24.2도에서 23.8도로 낮아지는 등 0.4도 내려가고 신답철교 부근 하류쪽은 0.6도 떨어지는 등 하류의 온도저감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청계9가 교차로∼신답철교 구간은 지점에 따라 최고 0.8도 낮아지는 것으로 예측돼 이 구간의 하루 중 온도는 낮 12시 0.5도, 오후 2시 0.6도, 오후 4시 0.4도 등이 떨어져 도시열섬 냉각효과도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시정연이 '청계천 복원 전ㆍ후의 대기환경'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서울시는 청계천에 물이 항시 흐를 경우 하천 공간에서는 평균 초속 0.9m, 최대 초속 3m의 찬 공기 협곡풍이 불게 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는 청계천 산책로에서는 항상 피부로 느낄 정도의 미약한 바람을 느낄수 있으며, 셀 경우 나뭇가지가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부는 정도로 2001년과 2002년 청계천 지역의 평균 풍속 초속 0.7m, 2003년과 2004년에는 0.6m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청계천 복원이 풍속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음을 반영하고 있다.

 이 외에도 복원 이후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이 줄어들면서 도심지역에서 하루 1천467만원, 연간 53억5천600만원의 사회적 편익이 생길 것으로 분석돼, 청계천이 도시민들의 삶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데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심이 재생된다…서울의 중심, 상권의 부활

 

 청계천 복원사업이 시작된 2003년 7월 이후 청계천 주변 상권은 당초 부정적 우려와 달리, 침체되지 않고 오히려 주변 사업체와 종사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일 시정연이 발표한 청계천복원사업 동향과 전망을 위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내 전체 사업체 수는 청계천 복원이 추진되기 시작한 2002년 말 73만5천258개에서 공사가 시작된 2003년 말에는 74만8천953개로 1.9%, 도심(종로구, 중구) 사업체 수는 10만8천15개에서 10만9천941개로 1.7%씩 각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청계천 주변지역(복원구간 내 38개 동)에서는 4만9천800개였던 사업체 수가 5만1천526개로 3.5% 늘었으며, 이같은 증가율은 복원사업 착수 전인 2001∼2002년(2.8%)보다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업체 종사자도 같은 기간 서울시는 전체적으로 0.4% 감소하고 도심에서는 2.6% 줄어든 반면, 청계천 주변지역은 오히려 0.8% 증가했다.

 

 업종별로 비교해보면 부동산 임대공급업(25.8%), 산업용 농ㆍ축산물 도매업(21.3%), 도로화물운송업(20.1%), 금속광물 및 1차 금속제품 도매업(18.3%), 가정용품 도매업(13.6%) 등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이처럼 부동산 임대공급업이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것은 청계천 인근 지역에 각종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등 복원공사에 따른 부동산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의류 매장 일색이던 동대문 주변 30여개 대형 상가는 음식점ㆍPC방ㆍ편의점 등 위락시설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야간에만 문을 열었던 도매상가들은 주간에도 문을 열 계획에 있어 도심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의 징후는 시세에도 반영돼 청계천 상가 가격은 이미 '강남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표교와 을지로 지하철역 근처 일부 상가는 평당 호가가 1억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청계3∼8가 공구ㆍ조명 상가들도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청계천 복원에 집중된 뜨거운 열기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서울 600년 역사가 흐른다…문화ㆍ관광 인프라 구축

 

 서울시는 오는 10월1일 동아일보 앞 청계천 시점부 광장에서 열릴 청계천 복원공사 준공 기념식에 맞춰 청계고가도로 콘크리트 파편을 넣어 만든 문진 형태의 기념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기념품은 저렴한 가격에 청계천 관광안내소 등에서 판매할 계획이며, 청계천 복원 준공일인 2005년 10월1일을 기념하는 뜻에서 5천101개만 제작된다.

 

 이는 1960∼70년대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고가도로를 기념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던 그 시절을 회상하고, 청계천 복원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제작,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역사유적지와 서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거리마다 특색 있는 문화ㆍ예술공연을 펼쳐 서울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청계광장→광통교(옛다리 복원)→삼일교(주변 : 종로, 인사동)→수표교 →새벽다리(주변 : 광장시장∼방산시장)→오간수교(주변 : 동대문패션타운)로 이어지는 1코스(2.7km, 3시간 소요)와 고산자교→청계천문화관→두물다리→맑은내다리→오간수교(동대문패션타운)으로 이어지는 2코스(2.6km, 3시간 소요) 등 2개의 청계천 도보관광코스를 오는 10월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도보관광코스에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외국어 실력을 갖춘 문화유산 해설사가 동행, 청계천 다리의 유래와 옛 풍속을 설명해준다.

 

 청계천에서는 외국 유명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예술가들이 캐리커처 그려주기, 마임, 통기타, 행위예술, 팬터마임 등 다양한 무료 공연도 열린다.

 

 또한 고궁 등 서울의 명소들을 운행하는 시티투어버스 노선에 청계천도 추가돼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 버스를 이용해 청계광장→모전교→광통교→광교→삼일교를 둘러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또 대형 관광버스를 이용해 청계천을 관람하는 내ㆍ외국인들을 위해 최대 100대까지 주차가 가능하도록 청계천 주변에 주차장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립역사박물관 주차장(10∼20대)ㆍ옛 경기여고 부지(30∼40대)ㆍ동대문운동장 주차장(20∼40대) 등을 활용한다.

 한편 청계천 복원을 기념하기 위해 10월1일부터 8일까지 동대문 패션 매장과 남대문ㆍ명동의 재래시장, 관광업소에서는 10∼30%를 할인하는 빅 세일 행사가 열리며, 오는 10월10일까지 롯데ㆍ신라ㆍ동화면세점에서는 10∼50%를, 서울프라자호텔 등 도심 주요 호텔에서는 숙박료를 50%까지 할인해 준다.(끝)

 

 

◇ 오는 10월 1일 완공을 앞두고 있는 청계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