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10. 10
우리 역사를 들어다보면 수많은 영웅들이 촛불같이 흔들리는 국가위기를 극복해내는 일을 접하곤 한다. 무력으로 밀어붙이는 침략자들을 힘으로 대응하는가 하면 대화와 타협으로 위기를 넘기는 영웅호걸 담도 많다.
고려말 거란의 침략에 맞서 수명의 군사를 이끌고 거란의 소손녕과 담판 짓고 강동6주까지 얻고 국가를 전쟁의 위기에서 구한 영웅담이 있다.
작금의 남대문시장은 쓰레기 종량제를 놔두고 남대문시장주식회사와 상인회간에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 조직의 팽팽한 힘겨루기는 남대문시장주식회사가 자체적으로 사용하는 쓰레기 봉투사용이 폐기물법에 저촉된다는 감사원의 시정지침이 하달되면서 시작됐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는 시장관리를 내세워 청소관리비를 부과하고 시장의 운영과 관리를 해왔다.
다시 말해 시장 청소관리를 위해 5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졌으나 1세대들이 은퇴하고 2세대들이 나서면서 상인이 아닌 임대업자인 지주회 조직으로 변화되면서 상인들에게 관리비를 부과하며 시장을 관리해온 것이다.
그런데 남대문시장은 각 상가별로 전문화돼 있어 지역별 상인회가 존재했으나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계획이 구체화 되면서 정부지원을 받기위해 남대문 상인회가 발족됐다.
그러나 남대문시장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상인회장을 겸임한다는 기형적 정관으로 지내오다 지난 6월 상인회가 분리됐다. 이 과정에서 감사원에 지적된 쓰레기배출 방식을 바꿔야할 상황에 직면하면서 쓰레기 업체 선정을 놔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상인회 사무실을 시장회사 한켠에 둬야한다는 입주 안을 놔두고 의견조율 실패로 양측이 평행선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상인회는 지난 1일부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사용을 단행하며 맞서고, 시장주식회사는 11월부터 업체를 선정해 시행하자면서도 회사봉투가 아닌 다른 봉투에 버릴 경우 무단투기로 고발조치를 한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상인회는 정부가 만든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은 정당하다면서 종량제 봉투로 쓰레기를 배출하고 청소관리비 납부를 거부키로 했다. 이러한 내면에는 상인들이 낸 관리비로 시장주식회사를 운영해오다가 기득권이 무너져 버린다는 절박감이 배어있고, 상인회는 관리비중 약 45% 차지하는 청소관리비가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면 최대 60%정도 절감할 수 있어 상인들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상인들은 쓰레기 배출에 혼란을 겪는 것은 수십 년 간 청소 관리비를 회사에 납부해가며 회사봉투로 쓰레기 배출을 해왔으나 종량제 사용이 제대로 홍보가 안 돼 자칫 종량제 봉투 값을 지출하고 청소관리비도 낸다는 이중 부과설과 지주들이 임대료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는 괴 소문이 떠돌고 있어 양 조직 불협화음이 하루가 다르게 증폭되고 있다.
중구청에서도 양측이 협의해 처리하라며 감사원에서 지적된 폐기물 처리를 종용할 뿐 한발 물러서는 입장이여서 답답함을 더하고 있다.
시장은 24시간 고객들이 방문하는 곳이어서 쇼핑환경을 위해서는 양 조직이 대화를 재개하고 신뢰확보를 통해 양보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
아프리카 원주민들은 원숭이를 잡기위해 나무에 손이 들어갈 만큼 구멍을 내고 구멍 안쪽에 소금을 놔두고 원숭이를 유인 한다고 한다. 원숭이가 나무구멍에 소금을 빼가려면 손으로 소금을 쥐어야하는데 도망가려면 손을 펴 소금을 놔야하니 소금을 손에 쥐고 도망가려다 손이 구멍에 걸려 결국 사냥꾼에게 잡히는 꼴이 되는 것이다.
남대문시장주식회사와 상인회 조직도 시장 발전과 고객, 상인들을 위해서라면 손을 펴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서희 장군의 지혜가 더욱 생각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