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11. 11
서울의 중심 중구의 작은 동네에 사는 공부방 아이들이 동시집 '썩은 이와 빨간 얼굴'을 펴냈다. 남대문, 명동, 동대문 등 화려해 보이는 이면에 각종 산업, 상업시설에 밀려 주택이 줄다보니 아이들이 줄고 놀 공간마저 빼앗긴 충무로 인근의 아이들이 도심의 아이들답지 않게 쓴 순수함이 가득담긴 동시들이다.
동네 꼬마들이 쓴 시를 가감없이 그대로 출판한 이 동시집은 보는 이로 하여금 함박웃음을 짓게 하는 동시들로 가득하다. 공부방에서 동시를 배우게 된 것이 계기가 돼 아이들이 3년간 지은 시들을 모아 출판했다.
제1장에는 썩은이와 빨간 얼굴, 제2장에는 오늘도 나는 작은 세상에서 재밌게 논다. 제3장 내가 누구게? 제4장 파워레인저가 꿈이다. 포토존에서는 남산골 도담도담 친구들 엿보기 등으로 127쪽으로 구성됐다.
제1장에는 썩은이와 빨간 얼굴에서는 △짝꿍 정하는 날(김효진) △내 이름은 박범천(박범천) △겨울방학(박범천) △나무(주채원) △바이올린수업 1학기 마지막 날(김윤서) △급식시간(김효진) △고마운 선생님(주채원) △낮·밤(김재현) △눈물(박범천) △비오는 날(박범천) △수박씨(김윤서) △비(주현령) △내이름은 김연우(김연우) △달팽이(김효진) △어쩌고 저쩌고(김민진) △전화기는 장난감(박범천), 제2장 오늘도 나는 작은 세상에서 재밌게 논다에서는 △식중독(김윤서) △세상의 낮과 밤(박범천) △모기(주애령) △내이름은 주예원(주예원) 등이 수록됐다.
이 공부방은 '남산골도담도담'이라는 곳으로 월∼수는 공부방을, 토요일은 문화방과 후 교실로 운영중이며, 동시, 난타, 염색, 그림그리기, 만들기, 벽화 등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공부방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5∼13세까지 함께 모여 공부하고, 춤도 추고, 어울려 지내는 동네 꼬마들을 보듬어 주는 남산골 도담도담이 어렵더라도 사라지지 않아 제2, 제3의 동네 꼬마들이 지은 동시집이 출판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