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년 역사문화 주민들이 계승

23일, 오후 1시부터 '제4회 회현동 은행나무축제' 개최

/ 2015. 10. 21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은행나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중구와 회현동 은행나무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오세홍)는 오는 23일 오후 1시부터 우리은행 본점 주변의 회현동 은행나무 쉼터에서 '제4회 회현동 은행나무축제'를 개최한다.

 

2012년에 처음 개최된 이래 올해로 4회를 맞는 이 축제는 서울 도심에서 오랫동안 터를 잡아온 은행나무를 기리는 회현동만의 지역축제다.

 

이 축제는 수령이 518년이나 되는 서울시 지정보호수로 조선 중종 때 영의정을 지낸 동래정씨 문익공 정광필의 집터에 있던 은행나무 전설이 모태가 돼 시작됐다.

 

전설에 의하면 정광필의 꿈에 신인(神人)이 나타나 "서대(犀帶) 열두 개를 은행나무에 걸게 되리라"고 했다. 서대(犀帶)는 종1품 이상의 관복에만 착용할 수 있는 것으로 코뿔소나 물소의 뿔로 만들어 왕의 옥대 다음으로 귀히 여겼다고 한다. 그 후 실제로 이 명당 터에서 12정승이 배출됐다고 전해진다.

 

이 전설을 토대로 신령이 깃든 영험한 나무에 마을의 안녕과 뛰어난 인재 배출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고 이를 회현동만의 문화축제로 만들어보자는 주민들의 염원이 마침내 은행나무축제로 탄생하게 됐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행사인 만큼 행사 기획이나 진행, 홍보는 주민들로 구성된 회현동 은행나무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오세홍)가 도맡았다. 필요 경비는 회현동 관내 주요 기관들과 남대문시장 등 지역 상인들이 낸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축제를 알리는 풍물패의 길놀이 공연이 오전 12시부터 회현체육센터에서 은행나무가 있는 행사장으로 들어오면서 민요한마당, 부채춤, 모둠북 난타 등 식전행사가 펼쳐진다. 이어지는 기념식과 함께 "518년 역사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이 펼쳐 내려온다.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이야기인, 임진왜란 당시 왜군의 도끼로부터 은행나무를 지켜낸 할머니의 마음을 춤으로 형상화한 '영혼의 춤 퍼포먼스'도 이번 축제의 볼거리다.

 

이어 기념식 후 지역주민들의 무병장수와 평온무사를 비는 은행나무 신목제를 지낸다. 공식행사 후에는 주민노래자랑과 퓨전국악밴드가 마련되고 푸짐한 경품도 준비했다.

 

특히 이번 축제에는 은행나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현대화해 계성여고 학생들이 소원지를 달고 수능합격을 기원한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은행나무 옆에 위치한 행사부스에서는 12정승체험, 캘리그라피, 수지침, 네일아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