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열린 '정동야행 축제'에서 외국 관광객이 엿장수와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있다.
/ 2015. 6. 3
한국 근대문화유산의 집결지인 중구 정동이 역사와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스토리가 있는 테마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정동 일대에서 '봄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이라는 주제로 '정동 야행(貞洞 夜行) 축제'가 대한민국 최초로 화려하게 개최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개최된 개막식을 시작으로 정동일대에는 '중구의 역사를 보다'와 '정동의 밤을 거닐다'라는 테마로 야사(夜史), 야설(夜設), 야로(夜路), 야화(夜花) 등 4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관광객과 주민,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의 거리로 승화됐다.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서울대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경찰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조선일보미술관, 농업박물관 등 20곳의 기관들이 밤 늦게까지 문을 활짝 열고 동참했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주한미국대사관저도 일부 개방함에 따라 대사관저를 구경하려는 시민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며, 50m 이상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됐다.
중구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정동의 멋과 추억이 담긴 이색적인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컬쳐 나이트(Culture Night)'라는 별칭처럼 오후 6시부터 밤10시까지 운영됐다.
야간 개방과 함께 30일 오후 7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음악회가 열렸으며. 구세군역사박물관에서 구세군 브라스밴드의 공연이 펼쳐졌다.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앞마당에서 클래식 공연이 열렸다. 정동제일교회와 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린 파이프오르간 연주에는 중구의 홍보대사 가수 소녀시대 윤아가 참석함에 따라 관객들이 몰려들어 움직이기조차 어려웠다. 시청별관 정동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덕수궁 야경은 또 하나의 볼거리였으며 정동극장에서는 젊은이들을 위한 무대가 펼쳐져 환희의 무대가 됐다.
시립미술관에서는 입구에서 초상화를 전시하고, 돌담길에서는 전문 사진작가가 인물 사진을 찍어주는 초상화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부대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돼 시청 별관 앞에서는 왕과 왕비복, 궁중복, 관복, 평상복 등 한복을 비치해 직접 입고 사진촬영도 할 수 있는 포토존을 운영했으며, 체험 부스와 정동 문화시설에 대한 설명이 담겨진 스템프북에 야간개방시설 5개 이상 스템프를 찍어오는 방문자에게 본인 이름을 새긴 예쁜 기념 증서도 증정했다.
조선시대 시장과 관청들이 몰려있었던 중구의 역사를 다양한 체험으로 알아보는 야사(夜史)부스가 설치돼 야광 한약향첩을 만들어보기도 했으며, 신당(神堂)이 많았던 '신당동'처럼 무당이 고객들을 대상으로 점괘를 봐주기도 했다. 모시를 취급하는 저포전(苧布廛)이 마련돼 미니베틀을 이용해 야광팔찌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무교동'의 의미를 살려 무기를 제조할 때 문자나 숫자를 새기는 타각 기법을 이용한 대장간 체험도 했으며, 선혜청 창고 부스도 마련돼 쌀, 튀밥, 뻥튀기로 홉, 되, 말 등 조선시대 도량형도 체험토록 했다. 주자소(鑄字所)도 마련돼 인쇄할 글자의 배열을 따라 조판을 맞추는 체험을 했으며, 조족등(照足燈)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봇짐장수, 엿장수, 순라꾼, 선비, 양반, 포졸 등이 다니며 관광객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엿장수와 가위 바위 보를 해 이기면 맛있는 엿도 먹을 수 있게 했다.
중구는 관람객들의 편의 제공을 위해 중국어·영어·일어가 가능한 안내도우미를 배치하고, 홍보물 및 시설물에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를 표기하기도 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정동에서 밤늦도록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정동 야행축제를 중구의 대표축제로 삼아 많은 관광객들이 정동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호준 국회의원, 이경일 의장, 지상욱 새누리당 중구당협위원장, 시·구의원, 많은 주민과 시민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