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람 / 안송하 북창동 남양다방 대표

"고객들에 추억과 향수를 선물 하겠습니다"

 

남양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안송하·이인순 부부.

 

/ 2015. 1. 21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그대 올 때를 기다려 봐도 / 웬일인지 오지를 않네 내 속을 태우는 구려"

 

한때 중·장년층에서 인기를 끌었던 펄시스터즈의 '커피 한 잔'의 노랫말처럼 다방은 친구나 연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우리에게 친숙하고 추억이 담긴 언어이자 문화다.

 

하지만 시대가 급변하면서 다방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커피전문점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다.

 

유흥업소와 맛집으로 유명한 서울시청 앞 프라자호텔 뒤편에는 아직도 고집스럽게 40여 년째 다방을 운영하는 부부가 있다.

 

이들은 남양다방을 운영하고 있는 안송하(66)·이인순씨(61) 부부다.

 

이 다방은 2014년 3월에 작고하신 모친인 유진필 여사(89)가 운영해 온 것을 아들인 안송하씨 부부가 10여 년 전에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는 것.

 

이 다방은 좌석과 분위기가 옛날식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어 아직도 단골고객과 젊은 층에서 많이 찾고 있다고. 커피, 생강, 대추, 유자, 매실, 칡습, 마즙, 뽕잎차를 포함해 추억이 깃든 쌍화차가 미각을 자극했다. 벽면이나 천장은 20여 년 전에 금박 페인트로 칠한 것이 아직도 아름다움과 고풍스러운 운치를 더하고 있다.

 

안송하 대표는 "예전에는 북창동 일대에 다방이 즐비했지만 지금은 유일하게 남양다방만 남아있다"며 "우리 부부가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단골고객들이 추억을 되새길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순 여사는 "월세대비 수익을 따지면 진작 문을 닫았어야 했다. 하지만 옛 향수를 느끼고 싶어 아직도 찾아오는 단골고객들이 많아 문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정년퇴임했거나 사무실을 이전하면서 단골고객이 줄어들었지만 26평의 공간에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가 좋아 젊은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부친과 함께 신신양복점을 운영해 경무대(현 청와대)에 납품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신신양복점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기였지만 기성복이 대중화되면서 20년 전에 문을 닫았다.

 

"특별한 멋과 아름다운 인테리어가 없는데도 찾아주는 고객들이 있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문을 열겠다"는 안송하·이인순 부부는 컴맹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전표를 가지고 계산할 정도 옛 향수를 고집하고 있어 언제까지 추억의 다방으로 남아있을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