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서울지방보훈청 한 철 호 주무관

유엔군 참전의 날을 기억하자!

'골든타임'이라는 단어가 언론에 오르내린 안타까운 2014년의 절반이 지나간다.

 

일반적으로 골든타임은 심장마비의 경우 4분, 중증 외상환자의 경우 1시간,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3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가 2010년 조사한 통계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 해 중증 외상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2만8천여명이다.

 

그중 생존확률이 75% 이상이었던 생존가능 사망자와 적절한 구조와 치료가 있었다면 사망을 막을 수 있었던 사망예방가능 환자 등 32.6%인 9천245명의 외상 사망환자들에게 생존의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주어진 상황조건 하에서 그 순간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한 조치인 '골든타임'은 전쟁의 역사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적용된다.

 

역사적으로도 6·25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UN군 참전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던 좋은 예이다.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은 중증외상환자가 고비를 넘기고 의식을 회복하듯이 UN군 참전은 남한이 초기의 수세를 벗어나 반격을 시작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작년 이맘때 캐나다에서는 '한국전 참전용사의 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UN군 참전의 의미를 잊지 않기 위함이다. 미국 역시 전역에서 조기를 게양하며 역사의 한 부분을 잊지 않고 후세들에게 교육해야 6·25전쟁이 남겨 놓은 유산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이날을 기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하계휴가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하루일 뿐은 아닌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한다.

 

알지도 못했던 나라, 만난 적도 없는 한국 국민을 위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준 UN군 참전용사의 값진 희생과 기여가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잊고 산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종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사실 역시 잊고 살고 있다.

 

7·27정전협정으로 인해 남북은 적대행위는 일시적으로 정지되지만 전쟁상태는 계속되는 국지적 휴전상태에 들어갔고, 남북한 사이에는 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이 설치됐으며 정전협정이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우는 한반도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2010년 3월 천안함과 11월 연평도를 향한 북한의 무력도발, 최근의 미사일 발사 뉴스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종전이 아닌 휴전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소리나지 않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그걸 잊으면 평화가 도전을 받게 됨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UN군 참전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은 많이 달랐을 것이다. 그들이 그 시절 그 순간에 몸 바친 까닭에 우리는 오늘을 살고 지금을 산다. 젊고 찬란한 우리가 유엔군 참전용사들을 기억해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오는 27일은 정전협정 61주년이 되는 날이자, 정부기념일로 지정된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우리 모두 이 날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