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르뽀 / 삼겹살데이 고기예찬

"그냥 먹으면 삼겹살 두번 죽이죠"

 

◇'삼겹살은 이렇게 먹는 것입니다.' 삼겹살 전도사 김성호(왼쪽)씨가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본지는 7월16일 굿데이신문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상호 모든 컨텐츠를 공유키로 함에 따라 시사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는 '현장르뽀'를 게재, 중구자치신문 독자들에게 신선하고 감각적이며 쇼킹한 뉴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불판에 구울땐 두께 다르게

야채와 함께 섭취해야 건강

 

 3월3일 '삼겹살 데이'를 전후해 전국에서 삼겹살 먹기 붐이 일고 있다. 서민들의 영원한 먹을거리 삼겹살 한점에 소주 한잔 기울이며 좋은 사람들끼리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면 어느덧 삼겹살처럼 뭉쳐지게 된다. 지난2일 저녁 서울의 한 삼겹살 전문 음식점에서 '삼겹살의 달인'으로 통하는 김성호씨(32)와 만나 그의 '삼겹살 예찬론'을 들어봤다.

 

 지글지글 고소한 소리에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서울 중구 무교동의 M음식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직장인들이 상추에 싼 삼겹살을 입에 가득 넣고 맛있게 먹고 있다.

 

 하지만 돌판 위에서 익어가는 삼겹살을 보는 순간, '삼겹살의 달인' 김성호씨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보다 못한 김씨가 자리에 끼어들었다. 삼겹살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김씨가 "그냥 구워서 먹기만 하면 되지 삼겹살에 무슨 맛의 비밀이 있겠느냐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것은 삼겹살을 두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하자 다소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다. 기자가 중간에 나서서 "김씨는 삼겹살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권위자"라고 설명하자 그제야 사람들은 얼굴을 풀고 삼겹살에 대한 궁금증들을 쏟아냈다.

 

 김씨는 즉석에서 이들에게 삼겹살에 대해 '한수' 가르쳤다.

 "식당의 돌판이나 두꺼운 쇠판과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불판에 삼겹살을 구울 때 삼겹살 두께를 다르게 해야 맛이 살아납니다. 너무 얇게 썬 삼겹살을 돌판에다 구우면 과자처럼 바삭해져 버리고, 너무 두꺼운 삼겹살은 익을 때까지 상당히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지루해지죠."

 

 김씨에 따르면 돌판에 구울 때는 9∼10㎜, 얇은 후라이팬에서는 6∼7㎜의 삼겹살이 가장 적당하다고. 또 삼겹살을 먹기까지 세번 이내로 뒤집어야 맛이 우러난다고 한다. 불판에 올려놓고 물(육즙)이 흘러나올 때 한번 뒤집고, 어느 정도 익었다 싶을 때 두번 정도 뒤집으면 먹기 좋게 익는다는 것이다. 자주 뒤적거리면 수분이 많이 날아가 고기가 뻑뻑해지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삼겹살과 오겹살의 차이점도 설명했다. "일반인들은 삼겹살은 삼겹, 오겹살은 오겹으로 돼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오겹살은 단지 삼겹살에 돼지껍데기가 한겹 더 붙어 있을 뿐이라고 한다.

 

 이천일 아울렛 통합구매본부 축산팀에 근무하는 그는 매장에 삼겹살을 사러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6㎜로 썰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때문에 그는 직장에서나 단골 주부들에게 '6㎜ 총각'으로 통한다.

 

 김씨는 한 인터넷사이트 카페의 조언자이기도 하다. 삼겹살을 좋아하는 네티즌이 만든 이 카페는 노사모를 빗대 '육사모'(6㎜ 삼겹살을 사랑하는 모임)라고 이름이 붙었다. 그는 삼겹살에 대해 육사모 회원들이 쏟아내는 질문과 잘못된 내용을 바로잡아 주고, 삼겹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달한다.

 

 "삼겹살은 불포화지방산이 많기 때문에 체내에 흡수가 잘 됩니다. 특히 삼겹살에 가장 잘 맞는 궁합인 상추ㆍ깻잎 등 야채와 함께 먹으면 건강에 그 이상 더 좋을 수가 없어요. 삼겹살 먹은 후 속이 좀 안 좋을 때는 새우젓을 먹으면 효과가 있지요." 김씨의 즉석 강의를 들으며 먹는 삼겹살은 맛도 의미도 남달랐다. (굿데이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