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시나위 이색 소리마당 '두 여자의 노래'

'춘향'과 '심청'의 절대적인 사랑과 희생 시나위적 언어로 재구성

충무아트홀 상주예술단체인 앙상블 시나위의 이색 소리마당 '두 여자의 노래'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북 장단 하나로만 끌어가는 전통 판소리에서 벗어나 현대적으로 재해석 된 창작곡과 연극 연출가 박근형 그리고 미디어아티스트 이종석이 만나 예술적인 실험정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새로운 음악 언어를 제시한다.

 

공연에 등장하는 '춘향'과 '심청'은 사랑과 효심의 상징으로 표현되며, 장르를 넘나드는 극의 구성과 무대 디자인으로 다소 친숙하지 않은 판소리 장르를 대중의 기호에 맞게 연출했다.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무대 위에서 '두 여자'가 담담하게 들려주는 애잔한 노래 선율이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연극 연출가 박근형, 미디어아티스트 이종석 참여

 

연극 연출가 박근형이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번 무대는 전통 판소리의 음악적 성격을 부각시키고 연극배우가 스토리를 끌어가는 형태로 구성된다. 작품의 주제는 '심청'과 '춘향', 두 여인의 비극적 이야기에 현대적인 해석을 더해 그들이 말하고자하는 사랑과 효심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낸다. '춘향가' 중에서는 '사랑가'를 비롯해 '초경이경', '갈까부다', '산세타령' 등이, '심청가'에서는 '명산대찰', '인당수', '심봉사 눈뜨는 대목' 등 판소리의 가장 감동적인 하이라이트라 불리는 눈대목이 연주 된다. 기구한 운명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두 여인의 노래는 삶의 희로애락을 풍자와 해학으로 쏟아내며 급변하는 사회에서 간과되고 있는 진실 된 이야기를 담아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연출가 박근형은 "고전에서 발견한 여인들의 일생과 삶을 통해 변질된 사회를 질타하고 두 여자의 아픔을 통해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을 그려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전통 소리뿐만 아니라 재즈창법에도 능숙한 소리꾼 이봉근이 창자로 나서고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 오정해의 노련한 연기로 무대를 장악한다. 연극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아버지'와 다양한 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로 극찬 받아 온 배우 고수희를 비롯해 김은수, 심재현, 김주헌 등 중견 배우들이 감각적인 울림을 선보인다. 무대 위 소리꾼과 배우들은 박근형 특유의 연출 감각으로 간결하면서도 담담하게 작품을 표현해 내며, 고전 속에 담겨진 다양한 메시지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 한다.

 

미디어아티스트와의 새로운 협업 작업도 눈길을 끈다. '도시'를 주제로 도심 속 일상적인 오브제를 영상작업으로 표현해 내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종석은 "동양화와 수묵화를 사용한 영상작업으로 작품 속 두 여인의 굴곡진 삶, 마음의 파장 그리고 화려함 속에 감추어진 그 이면의 어두움을 표현해 냈다"며 "단순한 배경으로 끝나지 않는 감성적인 울림을 전달할 무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르와 소통하며 전통음악의 미래 개척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생 5명으로 구성된 앙상블 시나위는 산조와 장단 등의 즉흥음악을 중심으로 전통의 본질을 극대화 하면서 다양한 예술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전통음악의 미래를 여는 창작국악그룹이다.

 

전통음악의 장르인 산조와 무속음악, 장단과 판소리를 즉흥음악인 시나위로 풀어가며 전통음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형식적인 퓨전과 크로스오버를 뛰어넘어 전통음악의 핵심을 올곧이 지켜나가는 가운데 전통음악의 본질을 통한 현대화·세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시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두 여자의 절대적 사랑을 담은 춘향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모두 사랑을 갖고 있다. 다만, 환경과 시대가 변화하는데 현대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춘향을 통해 소통하려 한다. 세상의 변화가 빠르고 무엇이든 바로 적응하려는 요즘 사람들은 변심도 빠르다. 춘향을 통해 이별의 아픔과 기다림의 고통, 만남의 기쁨을 통해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심청이는 현대사회에서 붕괴되어가는 가족을 돌아본다. 아버지를 위해 희생을 택한 효녀의 선택과 사회와 현실로부터 고립되고 소외된 무능력한 아비. 사회의 무관심과 냉혹한 현실을 이들이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길은 그들의 간절한 마음과 절대적인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