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창고극장 근현대 유산 지정되나

한국 소극장 운동의 본산… 보존대상 검증조사위 심사 내년 9월 발표

한국 연극의 혼이 깃들어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등 시민공모를 통해 접수된 1천126건에 대해 서울시가 '서울 속 미래유산 1천선'을 선정할 계획이다.

 

보존대상 검증조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년 9월 '서울 속 미래유산 1천선'을 최종 발표해 제안된 보존대상은 예비 목록화→미래유산보존위원회 분야별 5개 분과위 1차 심사→서울연구원 전문조사원 검증조사→위원회 최종심사 거친 후, 서울 속 미래유산 1천선의 보존대상 최종 목록으로 확정될 계획이다.

 

서울시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보존 가치 있는 유적, 유물, 무형 유산으로서 시민 162건, 종교단체·내셔널트러스단체·기념사업회 등 관련단체 233건, 25개 자치구 292건, 서울시 건축·한옥 등 관련 부서 303건, 2004년 조사된 유산 89건, 기타 47건 등이 제안됐다.

 

'삼일로 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 한국 소극장 운동의 본산으로 수많은 원로 연극인들의 혼이 깃들어 있는 공간으로 대중문화 중에서도 가장 비주류로 꼽히는 연극, 고된 삶의 대명사격인 연극은 소극장에 의해 지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5년 개관한 삼일로 창고극장은 그런 소극장 문화의 산증인으로서 연극의 본산인 대학로 소극장들이 상업화의 바람에 밀려 하나 둘씩 사라지고 개그콘서트 공연장으로 바뀐 지금에도 중앙시네마 옆에서 꿋꿋이 대한민국 소극장 연극의 맥을 잇고 있다. 에저 또 창고극장, 삼일로 창고극장, 떼아트르 추, 명동 창고극장, 그리고 다시 삼일로 창고극장에 이르는 이름의 역사가 이 작은 공간이 겪어왔을 수난과 고행을 말해준다. 그 중 떼아트르 추는 1983년 경영난에 빠진 에저또 창고극장을 전설의 연극배우 추송웅이 인수하면서 붙인 이름이다. 추송웅의 '빨간 피터의 고백' 오태석의 '고도를 기다리며' 등 한국 연극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은 모두 이곳에서부터 시도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서 벌어졌던 일들, 공연됐던 작품들에 유달리 많이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최초'라는 단어다. 삼일로 창고극장은 한국 연극의 전위에 서 있었던 공간이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촉식 및 제1차 회의를 지난 5일 열고 미래유산 선정의 효과적인 추진을 위한 심사·자문기구인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의 위촉식을 갖고,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

 

'서울시 미래유산보존위원회'는 문학·역사·정치·산업·노동·주거· 교육·건축·도시계획 등 각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비롯한 시민대표, 관련단체 추천자 등 총 57명으로 구성되며, 박원순 시장과 김학준 단국대 이사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