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조병서 시인·수필가

서러운 늙은이

사람은 나이 들어 늙는다는 것이 자랑일 수 없으며 그렇다고 창피하거나 부끄럽고 겁낼 일도 아니다.

 

예부터 사람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늙는 것을 막아보려고 불로초를 찾으러 지구 방방곡곡 아니 간 곳이 없을 것이며, 조금이라도 늙는 것을 멈춰보려고 별별 안 해본 일이 없을 것이다. 심지어 과학자들까지 늙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춰보려고 여러 가지 연구와 실험을 하였을 것이다. 의학계에서도 보톡스다 태반주사다 하여 남보다 조금이나마 젊게 보이려고 기를 쓰는 것 같다. 과연 늙는다는 것이 그렇게 나쁜 것일까.

 

호르몬과 같은 생리적인 변화의 영향 때문일까. 감정을 다스릴 줄 알게 되고 자주 움직이며 운동삼아 활동하고 무엇인가 일을 하겠다는 마음가짐과 의무감 같은 것이 있으나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이 점점 위축됨과 동시에 움직이는 것 즉 운동하는 것을 아주 귀찮게 여기는 것이야말로 늙는데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나이먹어 세월가니 몸은 점점 쇠퇴하며 약해지니 마음마저 위축되고 모든 것을 양보하고 뒤로 물러나게 되고 이런 저럼 부담과 스트레스가 늙는데 한 몫하고 있으며 행복감과 성취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경제력 뒷받침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몸이 늙어가니 마음도 늙어가고 마음이 늙어가니 자연히 기력이 떨어지고 눈마저 침침한 것 같으며 귀마저 암울하며 이곳 저곳 자꾸 고장나니 불편한 곳 점점 많아지는 것 같은데 주머니 마저 텅텅 비었다면 더 말해 무엇할까.

 

그렇다고 자식한테 기대기도 쉽지 않으며 이제는 효자효부라는 낱말까지 들어본지 오래된 것 같으며 자식들 역시 제 살림 꾸려가기 힘든 세상에 부모모실 여실이 어려우니 부모봉양 생각마저 점점 없어질 것이며 이제는 늙은 부모마저 천덕꾸러기로 보일 것이니 자연 일자리 찾는 노인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일 것입니다. 여유있어 심심풀이로 놀기가 뭣해 일자리 찾는 것이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서 생존을 위해 일자리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월 소득이 얼마나 될까? 국가에서 통계자료 나온 것을 못 본 것 같다.

 

젊을 적에 철가방 공무원이었다면 여러 가지 혜택과 연금, 퇴직금 등으로 나름대로 노후생활이 안정되고 큰 불편은 없으리라. 그러나 자영업자나 연금제도 시행 이전 어르신들이야말로 앞으로 살아갈 일이 깜깜할 것 같다. 자식에 손 내밀 형편도 못되고 정부 혜택도 없다면 노인의 앞날이 정말 암울한 여생일 것 같다. 전에는 우리나라 발전과 개발의 역군이라고 치켜세웠는데 나이먹고 힘없고 돈 떨어져 천대까지 받는 다면 좀 억울하지 않을까? 우리나라 좋은 나라 우리나라 부자나라 원조받은 나라에서 원조하는 훌륭한 대한민국이라고 세계적인 부자나라라고 칭찬받는 나라인데 알고보니 나이먹어 거리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홀대 받는 나쁜 나라가 아닐까? 위정자들이여 젊은이들이여 너희들도 나이 먹어 노인들이 될 것이다. 그러니 노인부를 따로 만들어 노인들을 공경하라. 누구나 나이 먹고 세월가면 늙는다는 사실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