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종합체육관 건립 약속 지켜야

1990년 서울시는 '남산 제모습찾기 종합계획'을 수립, 남산의 문화유적 복원 및 생태계 회복을 통해 남산의 원래 모습을 되찾는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잠식시설(蠶食施設) 이전을 통한 자연경관과 남산의 상징성 회복과 함께 역사·문화·휴식공간으로 조성했다.

 

그리고 오세훈 전 시장이 남산르네상스 추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중구민들이 애용하고 있는 체육시설을 철거하자, 중구민들과 생활체육인, 선출직 공직자들이 나서서 철거를 반대했다. 중구의회에서도 의원총회를 열고 중구민 이용 체육시설 철거반대 운동에 동참키로 함에 따라 1천648명 생활체육 동호인과 주민이 서명해 서울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에 장충단 공원에 있던 인라인 스케이트장과 배드민턴장, 농구장이 철거돼 그곳에서 운동하던 동호인들이 갈 곳이 없어지자 더부살이 하거나 다른 곳을 이용하고 있다.

 

중구의 요구에 따라 서울시에서는 대체시설로 훈련원공원에 종합체육시설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2010년 훈련원공원에 지을 종합체육관 사업비 26억1천만원, 2011년에 국비 20억과 시비 9억7천600만원을 더 지원했다.

 

하지만 예산이 반영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 들어 지구단위 계획이 결정될 때까지 보류한다고 번복됨에 따라 생활체육인들은 "2009년 10월에 서울시장이 결재했던 사항을 이제 와서 보류 한다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14일 서울시청사 앞으로 몰려가 체육관 건립추진 관련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안에 사업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2010년에 지원 받은 26억1천만원은 써보지도 못하고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예산이 반납되면 언제 어떻게 예산을 다시 반영할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활체육인들은 당초 2009년에 훈련원공원 내 대체 체육시설 건립계획에 지상 3층으로 종합체육관을 건립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동안 도시계획에 대해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시장까지 결재했던 사항이 졸속으로 처리됐거나 아니면 시간끌기용으로 동호인들을 우롱한 것은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들은 그동안 진행상황을 살펴보면 서울시에서 종합체육센터를 건립해 줄 의지가 없어 보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지상3층으로 건립하기로 했다가, 협의과정에서 2010년 6월 지하 2층에서 지상2층으로 변경됐으며, 2011년 8월에는 지상2층으로, 작년 9월에 지하1층에서 지상 1층으로 변경됐으며, 11월에는 지상 2층으로 변경되는 등 기준과 원칙이 없고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트집을 잡고 시간을 끌었던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들어서면서 석호정과 테니스장은 철거하지 않고 현재대로 존치키로 결정했다. 따라서 당초 지어주기로 했던 종합 체육센터도 반드시 건립토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해도 주민들과 약속은 물론 행정의 연속성 차원에서라도 중구 생활체육인들의 목소리를 반드시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