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강성미 서울지방보훈청 선양팀장

순국선열의 날 의미와 우리의 마음가짐

오늘 17일은 순국선열의 날이다. 1939년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강탈당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일제에 항거하다 끝내 꿈에 그리던 조국의 광복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신 순국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숭고한 애국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11월 17일을 순국선열의 날로 제정했다.

 

1905년 11월 17일 사실상 대한제국의 주권을 빼앗긴 을사조약이 강제로 체결됐다. 늑약의 체결로 수많은 애국선열들이 비분강개하여 순절하거나 이후 의병항쟁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바치게 된 역사의 아픈 기억이 배어있다. 따라서 이날을 순국선열의 날로 제정한 것은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추모하고 애국 충정을 기리기 위함과 동시에 과거와 같은 역사적 아픔을 다시는 겪지 않겠다는 각오를 되새기기 위함이었다.

 

광복 후 순국선열의 날 행사는 민간단체 등이 주관하여 추모행사만을 하여 오다가 1997년 정부기념일로 제정·공포하여 온 국민 모두가 선열들의 위훈을 기리고 추모할 뿐만 아니라 희생정신을 후세에 전하고자 정부기념의식으로 거행되고 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국가에 큰 공을 세웠거나 덕이 높은 분을 불천위(不遷位)라 하고 그 분들에 대하여는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예우하고 존경하였고, 그 가문의 자랑이자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러한 가문의 후손들은 불천위를 모신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 시대 최고의 명문가로 인정받았다. 이는 국가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인물을 영웅으로 대접하고 그런 훌륭한 인물이 탄생된 가문을 영구히 추앙하는 많은 선진국가의 제도와 유사한 것이다.

 

그러나 순국선열의 날은 삼일절이나 광복절만큼 국민들 인식에 덜 자리 잡은 것이 사실이고, 또한 공휴일도 아니기에 상대적으로 기념일의 소중한 의미를 널리 확산시키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하고 애국선열들을 추모하는 것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에 대해 그 집안 대대로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모신 것과 같다. 이를 통해 국가와 국민 모두가 나라를 위하여 공헌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하고 이를 우리 역사에 계속 빛나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겠다. 그러므로 이날만큼은 우리 국민 모두가 경건한 마음으로 일제에 항거하다 돌아가신 순국선열들의 거룩한 애국정신을 기리고 그 분들의 고귀한 뜻을 계승·발전시켜 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