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이목이 리비아 반정부 유혈사태와 일본 대재앙으로 집중됐다. 굳이 어떤 사건인지 관심을 두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새나오는 뉴스는 우리에게 반정부시위의 배경, 쓰나미 지진으로 인한 원전폭발 가능성 등을 깊이 생각지 않고서도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대처방안까지 토론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를 교육시켰다. 더불어 국가정체성과 이를 지키려는 국민, 그리고 국가위기라는 의미까지도 되새기게 했다.
바로 일 년 전 2010년 3월 26일을 기점으로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과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과 그로인한 버블현상, 천안함의 절단과 침몰, 그리고 46명의 고귀한 용사들의 희생, 이것이 천안함 폭침사건의 '일단락'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천안함 조사결과가 공식 발표되고 유엔 안보리 공식회부, 천안함 사진전 등 정부차원에서의 대내외적인 노력과 천안함 story 홈페이지, 이를 잊지 않으려는 개인 블로그 등 민간차원에서 끊임없이 진행되는 움직임들은 사건이 경과한 가히 '일 년'이라는 시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국가안보의 위기와 동북아 강대국 대열에서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키기에도 충분했을까?
천안함 폭침사건은 단순히 휴전상태인 우리에게 하루에도 수없이 일어나는 북한과의 신경전이 아니다. 정전이후 50년, 60년의 해가 거듭할수록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이, 북한의 권력승계 내부구도, 민주사회를 접하며 변하는 북한 젊은 엘리트층의 의식, 유일한 분단국가를 두고 이권을 차지하려는 주변국 등등 수많은 상황들의 예측은 고사하고, 과거의 아픈 전쟁과 분단의 이 역사마저 먼 나라 역사책 속의 한 사건으로 밖에 인식하지 못하는 국가안보위기 불감증의 질병을 앓게 될까 두렵다.
일본대지진과 리비아 민주화운동의 끊임없이 새어나오는 뉴스처럼 정치·경제·외교 등 각 분야에서 심층 분석하고 다각도에서 해석·예측할 수 있는 사회지도층, 전문가, 일반국민 모두의 절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또한 범 국가차원의 안보의식과 청소년들의 체계적인 교육을 통한 능력들은 고귀한 46용사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사후약방문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천안함 사건의 끝나지 않을 그 이야기를 이제부터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