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철저한 재난대책 마련해야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1일 수도권 일대를 강타한 폭우로 인해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 사거리와 다동 일대가 물에 잠겼다. 청계천 산책로도 물이 차올라 출입을 통제할 정도로 서울에만 무려 259.5mm의 비가 쏟아져 102년 만의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처럼 대책없이 쏟아지는 폭우로 인해 청계천은 물론 태평로, 청계천로, 남대문로, 무교동, 다동, 을지로, 명동 일대가 일부 침수됐지만 중구는 남산골 한옥마을에 설치한 빗물저류조가 청계천으로 흐르는 빗물을 저장해 청계천 범람을 막아 이 일대 피해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남산골 한옥마을 빗물저류조'는 1천219㎡ 면적에 모두 6천978톤의 빗물을 담았다가 조금씩 방류함으로써 우기시 하류지역인 필동은 물론 청계천 주변 및 저지대의 침수 피해를 최소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서울 한복판인 광화문과 청계천 일대에서 다동 상점 100여 곳이 침수되는 등 대규모 침수사태가 발생한 것과 관련, 인위적으로 조성된 청계천과 광화문광장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중구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총 7천100여 세대가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중앙재난안전본부가 발표했다.

 

22일 내린 폭우로 신월·화곡동 등의 3천300여건을 비롯해 인천 부평 등 총 7천100여 세대에서 침수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또한 4천630여 세대, 1만1천8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2천600여 세대와 상가 등지에서 정전으로 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고 덧붙였다.

 

수재민들은 아무리 이번 폭우가 102년 만에 발생한 기습적 폭우였다 할지라도 폭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기상청과, 신속한 대응을 하지 못한 서울시 등 관계당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근 우리나라도 기상이변의 빈도와 강도가 확대되고 일상화되고 있다고 한다.

 

올해 1월에는 폭설과 이상 한파, 3∼4월에는 이상 저온현상, 6∼8월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서 향후 기상이변이 더욱 빈번해질 전망이라고 현대경제연구원이 밝혔다.

 

지난 100년간 국내 기온상승은 지구평균(0.74℃)의 2∼3배를 상회하고 있고 해수면상승 속도도 지구평균(매년 1.8mm)보다 빨라 기후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이러한 기상이변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따라서 빈번해지고 일상화되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재난 대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는 것에 귀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