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산봉화식과 경술국치 100년

광복 65주년과 경술국치 100년을 기념해 광복절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남산에서는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남산봉화가 활활 타올랐다. 굵은 빗줄기도 숨을 죽인 가운데 올린 봉화식은 동토에서 신음하고 있는 동포들에게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 경건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술국치의 서막이 남산 중턱에 있던 통감부에서 총리대신 이완용과 통감 데라우치가 한일병합에 서명함으로써 통치권이 일본으로 영구히 넘어간 치욕의 현장이라는 점을 상기해 보면 국가안위와 함께 남북통일이 얼마나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인지를 절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15일에는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짓밟았던 광화문을 고종때의 원형으로 복원해 현판식과 함께 개문의식을 가진 것도 경술국치 100년이 되는 시점이어서 이번 광복절은 더 큰 의미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에는 평화와 경제, 민족공동체로 이어지는 평화통일의 3단계 방안을 제시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최근 일본 총리의 담화가 진일보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제 한일 양국은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한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은 15일 "한일 양국 정부는 역사와 국민 앞에 올곧은 과거사 청산을 즉각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그리고 경술국치 100년과 관련한 합의문에서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한일 양국은 지난 100년의 과거사를 정리하고 동북아의 평화와 아시아공동번영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번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는 '강제적'이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에 일부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으로 시작된 피지배의 역사는 우리 현대사에 커다란 굴욕과 음영을 남겼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다. 따라서 이날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하는 것 또한 이 같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일제 강점기간 동안 임시정부는 8월 29일을 경술국치의 날로 지정해 한일병합의 아픔을 잊지 않고 광복을 위한 독립운동의 의지를 다지는 날로 삼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남산봉화식은 경순국치일과 맞물려 분단의 아픔을 통감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새로운 역사는 우리 한민족이 주도할 수 있도록 경제부흥과 함께 하루빨리 남북통일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대통령과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지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치욕의 역사를 되새기면서 하루빨리 통일을 앞당겨 부국강병의 나라로 만드는 일이야 말로 다시는 이 땅에 이 같은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고 세계를 주도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로드맵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