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지역아동센터 제대로 평가하자

오갈 곳 없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이 지난달 17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운영비 현실화와 함께 차별적 평가를 중단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평가를 받고 싶다"고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무슨 일이었을까? 현재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운영비 지원은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운영을 안정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현실화되지는 않은 상태로, 인건비 부족으로 질 높은 인력활용은 고사하고 기본적인 교사 수급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환경이나 조건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지역아동센터의 수준만을 논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역아동센터 운영비가 현실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리한 평가를 실시하면서 운영의욕을 떨어뜨리고 현장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실시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평가에서 81.5점의 높은 점수가 나타났지만, 평가 실시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월 465만 원 운영비 증액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오히려 하위 5% 운영비 지원 중단, 하위 15% 운영비 삭감 등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2004년 법제화 이후 아동복지 이용시설로서 사회적 요구와 위상에 걸맞은 운영체계와 서비스 수준을 담보하기 위한 현장의 지속적인 노력이 있어왔지만 2009년도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역아동센터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반영하고, 운영비를 차등 지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월 465만원을 증액할 것' 등을 의결하면서부터 평가문제가 대두됐다는 것이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이하 전지협)는 전국임원회의를 열고 첫째, 2010년 지역아동센터 평가는 아동센터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 기준 충족을 평가한 뒤 나머지는 절대평가로 변경하고, 둘째, 평가결과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면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넷째, 평가지표의 현실성과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해 사회복지시설과 비교해 차별적인 평가 주기 등의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시위에 앞서 전지협 서울시지부 60여 명의 센터장과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10 평가제 강행에 대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해 자구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는 가운데서도 지난 9일 신당2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2010 신당꿈 발표회 '넌 할 수 있어'를 개최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퓨전 타악기'팀의 시작으로 학부모편지, 꿈꾸지 않으면, 오솔길, 색소폰 연주 어메이징 그레이스 등, 거위의 꿈, 후원자 편지, 리코더 연주 '에델바이스', 바이올린 연주 '송어', 피아노삼중주, 라인댄스, 아동편지, 퓨전타악기 등 다양한 악기연주와 노래로 참석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아동센터 학생들의 수준높은 발표에 지원이 왜 절실한지를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