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인년(庚寅年) / 호랑이 이야기

남산 풍수 엎드린 호랑이 형상

 

◇국내 유일의 흰색 한국 호랑이인 암컷 백운이(왼쪽)와 신랑 후보인 수컷 청이(사진, 서울동물원 제공).

 

호랑이는 산중영웅 백수의 왕

사악한 잡귀들 물리치는 영물

부정함 멀리하는 신비의 동물

 

 대부분 산으로 이뤄진 한반도는 일찍부터 호랑이가 많이 서식해 ‘호랑이의 나라’로 일컬어지기도 했다. 우정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인류의 대제전인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호돌이’가 당당하게 한국을 대표했다.

 

 잘 발달되고 균형 잡힌 신체 구조, 느리게 움직이다가도 목표물을 향할 때의 빠른 몸놀림, 빼어난 지혜와 늠름한 기품의 호랑이는 산군자(山君子), 산령(山靈), 산신령(山神靈), 산중영웅(山中英雄)으로 불리는 백수의 왕이었다.

 

 호랑이는 재앙을 몰고 오는 포악한 맹수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사악한 잡귀들을 물리칠 수 있는 영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또한,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예의바른 동물로 대접받기도 하고, 골탕을 먹일 수 있는 어리석은 동물로 전락하기도 했다.

 우리 조상은 이런 호랑이를 좋아하면서도 싫어하고, 무서워하면서도 우러러봤다.

 

 ‘옛날 옛적에 호랑이가 담배 피우던 시절에’,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로 시작되는 옛날이야기 속에는 으레 재밌는 호랑이 이야기가 있다.

 

 힘세고 날래지만 한없이 어리석어 사람에게는 물론 토끼나 여우, 까치 등에게 골탕 먹는 우스꽝스러운 이야기들이 있다. 반면, 호랑이가 신통력을 지닌 영물로 사람이나 짐승으로 변신도 하면서 미래를 내다볼 줄 알고, 의(義)를 지키고 약자와 효자, 의인(義人)을 도우며 부정함을 멀리하는 신비로운 동물로 등장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도 있다.

 

 호랑이가 한반도에 출현한 것은 3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울주 반구대 바위그림 호랑이의 풍요 기원, 청동기 시대 호형대구에서 보이는 역사적 상징, 와당 도자기 등의 민예품에서 보이는 풋풋한 예술성과 재기 넘치는 익살, 민화와 산신도에 나타난 질박함과 종교적 기원 등 수많은 민예적 정취를 호랑이는 또한 함축하고 있다.

 

 그런데 중구 남산의 풍수형국 또한 엎드린 호랑이 형상인 ‘복호형(伏虎形)’이라는 설(說)이 있다.

 1780년대 제작된 도성지도(都城地圖)에 ‘남산 호랑이 형상’이라는 구절이 있으며, 회현동 2가 재산루(在山樓)와 이순신 장군 탄생지가 풍수법칙에 따라 2개의복호혈인 ‘호구혈(虎口穴)’과 ‘수유혈(授乳穴)’이라는 것 등이 그 증거다.

 

 이 설에 따르면 엎드린 호랑이의 머리 앞쪽에는 재산루가, 오른쪽 앞발에는 명동성당이, 왼발에는 서울과학교육원이 위치하고 있으며 뒷발에는 동국대와 장충단 공원이, 꼬리에는 신당동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2010년은 ‘백호랑이’의 해다.

 백호(白虎)는 청룡(靑龍)·주작(朱雀)·현무(玄武)등과 함께 하늘의 사신(四神)을 이룬다.

 한국에서 풍수용어로 사용되는 백호는 주산(主山)에서 오른쪽으로 뻗어나간 산줄기를 일컫기도 한다.

 이렇듯 남산의 당당한 풍채 곁에서 포효하는 백호랑이의 기운을 얻어 중구민들의 만사(萬事)가 형통(亨通)하는 2010년 한 해가 될 것이 기대된다.

 

 

 

■ 호랑이띠 신년운세 / 박 민 찬 풍수지리 신안계 물형설 연구소장

 

60년 만에 찾아온 白虎는 ‘수호신’

 

호랑이띠 가을이 행운의 계절

지도자적 기질과 추진력 강해

운수대통… 동쪽이 길방(吉方)

 

 신라 도선대사의 풍수지리 신안계 물형설 전수자인 박민찬 소장은 경인년 새해를 맞아 신년운세를 짚어봤다.

 

 60년 만에 돌아왔다는 2010년 경인년(庚寅年)은 백호랑이띠의 해로, 새해를 맞이해 중구민에게 희망과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2010년 한 해를 점쳐보기 위해 사주카페, 타로카드 등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백호랑이띠인 1950년생과 함께 그냥 ‘호랑이띠’인 98·86·74·62년생부터 26년생까지 2010년에 대한 희망을 꿈꾸는 일은 마냥 즐거운 일이다.

 

 ◈계절별 운세

 

 동물 중 가장 영험하고 기운이 세고 용맹해 동물의 왕으로 불리는 것이 바로 이 호랑이다. 호랑이는 계절을 타지 않는 짐승으로 보며 호랑이띠 태생인 사람들 역시 4계절의 운세가 대체로 평탄한 편이다. 또한 호랑이는 지혜로운 동물이자 우리나라의 민속신앙에서는 산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등장한다. 이런 위엄과 용맹성이 뒷받침돼 계절적으로 극(剋)이나 해(害)를 받는 때가 없다고 보며 호랑이띠 사람들에게는 이런 계절적인 영향이 미쳐 일년 내내 무난한 운세가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다.

 

 여자가 호랑이띠로 태어나면 흔히 팔자가 드세다고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현대적으로는 오히려 당당히 사회생활을 해내는 신세대 여성상이 아닐까 한다.

 

 호랑이띠는 4계절이 모두 무난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가을이 행운의 계절이다. 이때(음력9·10·11월)에는 어디서 무슨 일을 해도 순조롭게 풀려 나간다.

 

 물론 대운(大運), 길운(吉運)의 계절이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 그 복(福)을 받으라는 말이 아니다. 호랑이띠는 대운이 든 가을이 행운을 거머쥐는 절호의 기회이므로 그저 남의 도움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스스로 일을 도모해 추진한다면 일마다 잘 되고 쉽게 성사되므로 소원을 성취하고 목표에 도달해 만인의 부러움을 살 것이다.

 

 목표를 향한 과감한 추진력이야말로 호랑이가 가진 본래의 용맹한 기상과 흡사하다. 가을일 하는 계절이 행운을 가져온다는 점을 유념해 새로운 사업을 착수하거나 전업, 전직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호랑이띠의 재능

 

 지도자적인 기질과 향상심, 추진력, 용기, 반항적 특징을 갖고 태어나는 호랑이띠 태생은 본심이 인자하고 정의감이 넘쳐 동물의 왕이라는 호랑이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 준다.

 

 호랑이띠 해, 즉 십이지가 인(寅)이 되는 해에는 굵직굵직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극단적인 사건, 대규모의 사회 변동, 사회적인 커다란 시련 등이 일어난다는 점을 참고한다면 호랑이띠 태생들의 파란만장한 숙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호랑이띠 생이 학문에 정진해 이름을 얻게 되면 확고한 권위와 탁월한 통솔력으로 만인의 존경을 받아 나라를 움직일 수 있는 요직에 중용되며 정치적, 사회적 지도자로서 오랫동안 추앙받게 된다. 즉 권력의 핵심에 떠올라 여론을 좌우할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혹은 군장성이나 체육인으로 성공하여 명예를 떨치고 종교가나 예술인으로도 그 이름과 덕망을 만방에 떨친다.

 

 자존심이 강하고 타인의 부정이나 부당한 행위, 잘난 척하는 모습 앞에서는 누구보다 의협심이 강해 가만히 좌시하지 못하며 굽히지 않는 성격 때문에 시비와 구설수를 자주 겪는 단점도 있다.

 

 어머니의 운세에 많은 영향을 받는 호랑이띠생이므로 어머니의 훌륭한 성품과 가정교육이 뒷받침된다면 누구보다 성공하는 인재로 성장한다.

 

 또한 유소년기에 손이나 발을 다칠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며 천생연분이 되는 말띠, 개띠생과는 삼합(三合)이 들어 최상의 배우자가 되고 돼지띠생과는 육합(六合)이 들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며 백년해로할 것이다.

 

성질이 급하고 괴팍하며 의협심과 자기 고집이 강한 호랑이띠생은 부귀와 실패가 교차되는 굴곡 심한 일생을 지내며 내면에는 고독과 은둔을 즐기는 의외의 면모도 숨어 있는 바, 화를 불같이 냈다가도 금방 풀어져 뛰끝이 없고 대중을 위한 자상함도 갖추고 있다.

 

 직업은 남들보다 우위에 서는 권위 있는 직종, 우두머리격이 직위가 보장되는 것이 좋고 설령 개인사업, 장사를 하더라도 일이 고급 분야이고 깨끗한 것이어야 그런 대로 성공의 가능성이 주어진다.

 

 ◈호랑이띠의 길방(吉方)

 

 호랑이띠는 예를 들어 경인년(庚寅年·1950), 임인년(壬寅年·1962), 갑인년(甲寅年·1974년)과 같이 십이지가 인(寅)인 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호랑이띠 태생들에게 운수대통의 방향, 길방(吉方)은 동쪽이다. 정동(正東) 쪽일수록 유리한데 동쪽은 계절로 보았을 때 봄에 해당되므로 만물이 생기를 찾는 봄이야말로 웅장한 기상의 호랑이띠와 어울린다고 하겠다.

 

호랑이띠는 사계절의 운세가 모두 무난한 편이나 특히 봄에 좋고 방향 또한 동쪽이 최길방(最吉方)이다. 포효하며 버티고 서있는 호랑이의 위용을 생각해 보라. 생동하는 기운이 느껴질 것이다.

 

 동쪽을 택하면 사회에서 큰 일을 할 수 있고 이미 사회적으로 입신출세한 경우엔 더 높은 자리에 올라 만방에 이름을 떨친다. 발전이 미약한 경우였다면 동쪽으로의 움직임을 계기로 명예를 얻어 대인으로 존경받게 된다.

 

 입시, 취직 등의 고비에서도 동쪽을 선택하는 것이 최상의 길운을 가져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