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중구구립극단이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그 여자의 소설’ 창단공연을 갖고 있다.
일제시대부터 6.25전쟁, 현대에 이르는 한 여자의 일생을 통해, 세대를 초월해 울고 웃는 가슴 찡한 휴머니즘이 담긴 창단작품 ‘그 여자의 소설’이 중구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이 작품은 소사 복숭아로 잘 알려진 부천의 김씨댁 이야기다. “김씨 큰댁은 딸 하나를 낳고 10년 동안 아들이 없자 작은댁을 보려고 사람을 구한다. 한편 일제말 혼란기에 남편이 독립운동하려 만주로 떠난 후 소식이 없고 근근이 어려운 생활을 해오던 작은댁이 선을 보러 온다. 씨받이하기 위해 김씨 집에 들어온 작은댁은 큰댁의 정성어린 노력에도 불구하고 3년이다 되도록 아이를 낳지 못해 큰댁과 갈등한다.
45년 해방 무렵 작은댁은 드디어 아들을 낳고 둘째를 가졌을 무렵 우물가에서 우연히 본 남편을 만나게 된다. 독립운동을 하며 떠돌아 다니던 남편은 다리를 저는 불구가 돼 있었다. 그러나 본남편과의 만남도 잠시 둘째 아이를 가진 작은댁과 본 남편은 뼈져린 이별을 한다…중략.”
이는 지난 7월 새로운 문화예술단체로 창단한 중구구립극단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에서 총 5회에 걸쳐 공연된 창단 작품 일부분이다.
이 공연은 故엄인희 작가의 ‘그 여자의 소설’로 1995년 서울연극제 공연 당시 전회 만원사례를 기록했던 화제작으로 작가 특유의 섬세한 휴머니즘과 강영걸 연출의 연극미학이 살아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된 시집살이, 아들을 낳지 못한 설움, 남편의 축첩으로 인한 가슴앓이등 ‘그여자의 소설’은 한 많은 세상을 살아온 할머니들의 삶을 여성 문제적 시각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라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없지 않다.
중구의 구립극단은 이광휘 단장(연극배우)을 중심으로 정대경 예술감독(연출가, 명동 삼일로창고극장 대표), 기획단원, 일반단원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창단 공연의 객원 연출가인 강영걸은 1970년 연극 ‘버스 스톱’으로 데뷔한 이래 우리 언어를 가장 잘 아는 화술의 대가로 유명하며 대한민국 연극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는 현장 연극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연출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번 공연의 수익금과 기부물품 전액은 중구의 어려운 이웃인 차상위 계층을 위해 사용 될 예정이다. 공연에 참가하는 구립극단 단원들 역시 어려운 제작 여건에도 복지재단의 1% 기부 운동에 참여키로 했다.
이 구립극단은 중구민을 기다리지 않고 찾아가서 공연하는 극단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중구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첨병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