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형제 축구회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의 승패보다 팀 화합 더 중요
동국대 학생에 매학기 장학금 전달
“우리는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로만 구성된, 누구보다 막강한 축구 동호회입니다”
남상익 회장은 단호한 어조로 남산형제축구회를 이렇게 소개했다.
선수출신의 영입을 중요시 여기는 타 축구회와는 달리 아마추어 선수들이 자유롭게 가입하도록 하고 있는 남산형제축구회.
2005년 1월 7일 정식 출범한 남산형제축구회는 남산축구회와 형제축구회가 통합된 것으로, 통합 이후에 팀 전력이 더욱 강화됐다.
원래 남산축구회는 동국대 운동장을 전용구장으로, 형제축구회는 자유연맹센터 운동장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자유연맹센터 운동장이 주차장으로 변경되면서 형제축구회와 남산축구회가 동국대 운동장을 같이 쓰게 됐다. 이들은 운동장을 공유하면서 같이 땀 흘리고 서로 격려하며 친해지게 돼 결국 하나의 팀을 이루게 된 것이라고.
특히 남산축구회의 청년부, 형제축구회의 장·노년부의 강한 선수들이 섞여 팀이 강화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20대 청년부의 기대주는 오재덕 선수다. 평일 오전 6시30분이 되면 빠짐없이 연습에 참여해 선수들의 든든한 리더 역할을 맡아 한다. 지난 3월 제29회 중구청장기 축구대회에서 청년부 준우승의 쾌거를 달성한 것도 오 선수의 역할이 컸다고.
또한 장년부 최용호 선수, 노년부 왕종민·정일구 선수도 팀 화합과 단결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남아 축구회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
“축구경기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선수들간의 화합을 더 우선시합니다. 왜냐하면 팀 화합이 없이는 경기를 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75년도에 입회해 현재 노년부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준영 명예회장은 남 회장과 함께 1년에 봄·가을 2번 야유회를 마련해 팀 화합을 도모한다고 밝혔다.
이 축구회의 강점은 청년부에 있다. 지난해 5월 27일 제28회 중구청장기 축구대회 결승에서 청년부 우승, 지난 3월 29일 제29회 중구청장기 축구대회 청년부 준우승, 7월 서울시한마음체육대회 청년부 8강 진출 등 우수한 성적을 이끈 주인공이 바로 청년부다.
“선수출신을 영입한 다른 축구회에서도 아마추어로만 구성된 우리를 이길 수 없었다는 것은 팀 화합과 단결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중요한 요소라는 증거가 아닐까요.”
남 회장의 말 속에는 노련한 장·노년부가 그동안 쌓아온 기초 위에 당당히 뛰고 있는 청년부에 대한 자신감과 애착이 묻어난다.
“우리 축구회는 탄탄한 원로들이 앞에서 이끌어주고 40대가 허리역할을 잘 해주니 후배들이 잘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원로인 이 명예회장도 축구회의 선후배간 우정과 사랑이 동호회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임을 인정한다.
남산형제축구회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 축구회는 85년도부터 동국대에 정기적으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국대 축구부 학생 중 체육부 축구감독의 추천을 받아 학생당 50만원씩 2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남 회장은 “경제가 어려워 사업을 지속하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신경을 써준다면 1학기에 2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사업은 계속될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1982년 일본 아오야마 축구팀과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일본과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하기도 한다.
선배는 후배를 보살피고 후배는 선배를 공경하며, 경기를 할 때는 서로 동등한 선수로 인정하면서 추운 겨울 따뜻한 동료애로 무장해 상대팀이 절대 넘보지 못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남산형제축구회.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실력이나 승패가 아닌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들의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