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집들이를 하는 곽희준씨가 김순자 통장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던 아슬아슬한 한옥이 호텔(?)같은 보금자리로 변모됐다.
이 한옥에 살던 중림동 독거노인 곽희준씨를 대피시키고 숙식제공은 물론 동사무소와 중구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김순자 통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1개월여 만인 지난 11일 연면적 23㎡ 규모에 방 2개와 주방이 딸린 아늑한 보금자리가 완공돼 집들이를 했다. 이날 집들이에는 곽씨에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 이사가 성경책을 선물하고, 한국해비타트 이경회 이사장은 열쇠를 전달했다. 한 이웃주민은 입주식이 끝날 무렵 직접 만든 새 구두를 조용히 전달하기도 했다.
본보 8월12일자에 김순자 통장의 노력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자 중구청은 물론 중림동 사무소, 사랑의 집짓기 운동본부 등에서 적극 동참하면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새집은 외벽에 특수 벽돌을 쌓고, 10㎝의 단열재를 넣고 안으로 다시 벽돌을 쌓아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법을 사용했다고 한다. 벽돌과 벽돌사이 스티로폼 공간에 공기 순환 통로가 있어 완충작용을 하기 때문에 사계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통장은 집들이는 했지만 살림살이 도구가 하나도 없음을 알고 세탁기 냉장고 TV 선풍기 주방용품 이불등을 마련키로 결정했다.
종로중구 적십자 봉사관에서 일부 지원받기는 했지만 나머지는 김통장의 몫이었다.
김 통장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든든한 후원자들 때문에 남은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게 됐다.
이들의 조건 없는 이웃사랑에 감복한 정동일 구청장은 이날 오전 이들을 구청장실로 불러 표창장을 전수하고 격려했다.
그 주인공들은 김순자 중림동 제14통장과 이경회 한국해비타트 서울지회이사장, 김용관 삼성물산 건설부문 차장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