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아이콘 신성일 평가 활발

최초의 무비스타, 마지막 로맨티스트… 배우 신성일 포럼 개최

최초의 무비스타이면서 마지막 로맨티스트인 배우 신성일 포럼이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난달 30일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돼 관심을 끌었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한국영상자료원이 공동 주최한 이 포럼은 김종원 영화평론가의 ‘스타의 대명사 신성일의 연기와 작품세계’ 발제와 함께 송낙원 충무로영화제 프로그래머, 정진우 영화감독, 정중헌 서울예대 부총장, 조관희 영화평론가, 신강호 대진대 영화과 교수, 곽영진 영화평론가등 7명이 참여했으며, 사회는 유지나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들은 포럼에서는 한국 최초의 무비스타 배우 신성일이 한국영화사에서 가지는 영화사적 의의와 그의 작품을 재조명하는 자리로 마련했다. 또한 지금까지 주연만 500여편에 출연하는 등 놀라운 대기록 속에 전설자체가 된 신성일의 삶과 연기를 진지하게 토론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김종원 영화평론가는 “알랭들롱이 한때 프랑스 영화의 표상이었던 것처럼 신성일 역시 대중의 사랑을 받는 한국의 톱스타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타의 대명사 신성일의 연기와 작품세계’에 대해 “신성일은 40년 가까운 연기 생애를 통해 로맨스 빠빠, 맨발의 청춘, 배신, 빗나간 청춘등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인생을 두루 섭렵했다”며 “소외된 청춘의 갈망과 좌절 이미지, 승부사적 도전과 집념의 화신, 타협과 가치모색의 표상, 질주하는 사랑의 곡예사로서의 인간형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어떤 면에서는 신성일은 행운아였다고 할 수 있다”며 “영화기술상으로 완벽하지 않아 일부 기재와 시스템만이 작동했던 시기에 등장해 활동함으로써 오히려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타고난 마스크와 신체적 조건, 그리고 이창환이라는 당대의 정상급 성우의 음성연기가 더해져 윤활유 역할을 해줌으로써 그의 인기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는 것이다. 1년에 적을 때는 30여편, 많으면 50여편의 영화를 강행군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기 녹음에 등한시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으며, 당시 대리녹음은 양해된 관행이었다는 것이다.

 

 토론에 나선 정진우 감독은 “한국영화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신성일 엄앵란 때문에 영화인들이 먹고 살았다”며 “전쟁은 물론 액션영화도 잘했으며,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배우”라고 극찬했다. 조관희 영화평론가는 “신성일은 잘생기고 겸손했으며 자기관리를 매우 잘했다”면서 “자서전에 솔직하게 기록한 것은 물론 교도소를 인생대학 갔다 왔다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송낙원 프로그래머는 “배우 신성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50년대 청춘영화의 특징은 잘생기고 미소년 마스크에다 젊은이들의 반항심을 잘 표현했으며, 육체성을 드러낸 한국 최초의 배우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신강호 교수는 “신성일 단행본을 영화제에 맞춰 출간할 예정이었지만 1개월 정도 늦어지게 됐다”며 “신성일은 우리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