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연인 ‘마릴린 먼로’ 회고전

제3회 충무로국제영화제… 전성시대 50년대 대표작 6편 상영

 

◇마릴린 먼로의 작품 7년만의 외출(좌) 뜨거운 것이 좋아(우).

 할리우드 섹시 스타, 세기의 연인, 미국의 팝 아이콘···. 마릴린 먼로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많은 배우와 가수들이 팬서비스 차원에서 종종 같은 복장과 헤어스타일로 그녀를 재현하고, 기업들은 신제품 마케팅의 일환으로 마릴린 먼로를 재현한 거리 이벤트를 하는 등 우리는 간접적으로 그녀를 자주 만난다. 초등학생도 알 법한 너무나도 유명한 영화배우지만 그녀의 영화 한편을 온전히 감상한 이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마릴린 먼로에 대한 아이러니한 사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키워드로, 명성 높은 고전 작품을 보여주는 도심 속 국제 영화 축제, 충무로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 정동일, 집행위원장 이덕화)에서 사진 속, 재현 속 마릴린 먼로가 아닌 배우로서 살아있는 모습을 스크린에 가득히 만날 수 있다.

 

 제3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의 ‘어제’ 테마 중 ‘씨네 레트로Ⅲ’ 섹션에서 <마릴린 먼로 회고전>을 통해 그녀에게 스타로 가는 길을 열어준 작품, <나이아가라>를 비롯해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 뮤지컬 영화<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7년만의 외출>, <뜨거운 것이 좋아> 등 그녀의 전성기였던 1950년대 영화 6편을 볼 수 있다.

 

 유명 감독들의 영화 계보를 통해 시대와 사상을 엿볼 수 있었던 감독 회고전은 영화계에서 흔히 있는 시도였지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준비한 신성일 회고전, 마릴린 먼로 회고전 등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 배우의 작품을 모아 상영하는 배우 회고전은 동시대 다양한 장르의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한 배우의 다양한 캐릭터를 감상할 수 있는 드문 기회로 영화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마릴린 먼로 회고전 중 1953년 작 <나이아가라>에서 그녀는 육감적인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뇌쇄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미국 남성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고 같은 해 출연한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는 다양한 장르를 종횡무진하는 하워드 혹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먼로는 사랑스러운 금발의 쇼걸 ‘로렐라이’로 분해 할리우드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먼로의 매력을 부각시킨 또 다른 코미디 영화 <백만장자와 결혼하는 법>(1953) 역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으로 로렌 바콜, 베티 그러블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과 함께 공연해 빛나는 시너지 효과를 발산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 빌리 와일더 감독이 연출한 <7년만의 외출>(1955)은 먼로의 영화 인생을 결산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았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풍성한 금발머리와 왼쪽 입가의 점이 부각된 메이크업, 지하철 통풍구 바람에 휘날리는 쉬폰 드레스 등 먼로의 이미지를 집대성한 영화다. 빌리 와일더 감독과 먼로가 또다시 의기투합한 <뜨거운 것이 좋아>(1959)도 빼놓을 수 없는 먼로의 대표작으로 1920년대 금주법 시대를 배경으로, 일자리를 찾아 여성 악단에 들어간 두 남자와 백만장자와의 결혼을 꿈꾸는 아름다운 아가씨 ‘슈가’가 벌이는 소동을 다루고 있다.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 준비한 마릴린 먼로 회고전은 짧지만 굵은 영화 인생을 불태운 그녀의 열정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나이아가라>(1953)부터 <뜨거운 것이 좋아>(1959)까지, 1950년대 미국 남성들의 이데아였던 마릴린 먼로의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의 눈부신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마릴린 먼로 회고전>의 자세한 상영 일정 및 극장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홈페이지(www.chiffs.kr)에서 참조, 오는 10일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예매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