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담 / 이충렬ㆍ노정섭씨

10년째 어르신 무료이발, 황학동 경로당등 돌며 봉사 앞장

 

◇지난달 27일 황중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 무료이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충렬 노정섭씨의 모습.

 

 지난 27일 오전 11시 황중경로당, 바리깡과 재빠른 가위질로 어르신들의 머리를 다듬는 이충렬 사장(53ㆍ성일부동산)과 노정섭 사장(50ㆍ수정이용원).

 

 이른바 황학동 '가위손' 혹은 '피가로'(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주인공)로 불러도 손색없을 이들은 10년 전부터 매월 마지막주 화요일이면 황학ㆍ황중 경로당을 방문, 무료이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김순이 여성회장은 오늘 안 왔네 그려"

 이완규 황학경로당 회장(82)의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이, 벌써 15명의 어르신들의 머리가 말끔하게 손질돼 있었다.

 

한 사람당 5분이나 걸렸을까 하는 시간, 평소 무료이발을 하는 날이면 하루에 100여명의 머리손질을 하지만 이날은 80분 정도 오신 것 같다고.

 

 이 사장은 24년간 황학동에서 협의회장으로 일하며 동네 사정을 속속들이 알게 됐고 좋은 일을 해보자는 뜻을 같이한 노 사장과 의기투합, 무료 이발 봉사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회원들과 함께 황학동 어르신 외에도 종종 정신지체아 재활기관이나 소쩍새마을등을 방문해 무료이발 봉사를 한다.

 

 비록 지금은 현업에 있지 않지만 왕성한 활동을 하는 그는 "사실 봉사라는 게 누가 시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그냥 자연스런 마음이면 힘든 일도, 시름도 모두 잊고 오직 보람만 남죠"라고 말한다.

 

 특히 2년 전 갑작스런 고관절 부상으로 다리를 쓸 수 없어 인공 관절을 심는 수술을 받느라 잠시 봉사활동을 쉬었는데 어르신들이 쾌유를 기원하며 병문안을 왔을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사랑나눔회'라는 지역 자선모임의 회장으로 다른 봉사활동도 벌이는 이 사장은 이 모든 것이 새마을 부녀회 활동에 열심인 부인 김춘희씨의 내조와 이해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노사장은 오늘도 같이 활동하고 싶다는 미용사 분의 연락을 받았다며 마음은 있는데 어떻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인지 방법을 모르는 분이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런 사람들에게 봉사는 조금만 용기를 내면 아주 쉽게,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봉사의 생활화를 외치는 이들은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 무료이발은 계속된다'며 6월 마지막주 화요일(24일)을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