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구 어린이 글짓기ㆍ여성 백일장 수상작

◈ 그림그리기 대상 / 김유정

 

(“엄마 아빠 사랑해요”)

 

지난 5월 9일 장충단 공원에서 열린 효사랑 어울림 마당에서 리라초 2학년 김유정 양이 그림그리기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주제의 작품은 빛나는 동심속에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잘 표현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글짓기 대상 / 최 하 늘 숭의초 5학년

 

"엄마 아빠 사랑해요"

 

 아침만 되면 우리 집은 엉망진창 아수라장 전쟁터가 된다. 요란하게 울려대는 모닝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늦잠을 자고 허겁지겁 등교준비를 하는 나와 동생 때문이다.

 

 어제는 어버이날이라 학교에서 고이 접은 카네이션을 선물해 드렸는데 용돈을 모아 선물까지 사드렸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내가 아는 우리엄마의 이미지는 언제나 씩씩과 분주함이다. 전쟁 같은 아침풍경을 지나 집안일을 하시고 오후가 되면 여러 학원의 스케줄을 관리해 주시고 저녁이면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를 봐주시는 우리 엄만 정말 슈퍼우먼이시다.

 

 그리고 우리집 자칭 개그맨 우리 아빠는 정말 유머러스하셔서, 바쁘고 하루 일과에 지친 우리를 웃게 만드신다. 엄마는 아빠의 썰렁한 유머가 유치하다고 하시면서도 언제나 제일 많이 웃으시는 것 같다. 조금은 엄격한 엄마와 유머러스한 아빠의 조화가 있기에 우리집은 늘 정리된 화단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와 동생은 그 안에서 엄마와 아빠의 사랑의 비를 맞고 자라는 꽃과 풀이다. 나는 ‘孝’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낳아주시고 우리를 위해 그 무엇도 아깝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께 항상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할 수 있고 실천 할 수 있는 일부터 해나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지금 나의 신분인 학생으로서 할 일을 잘 하는 것, 공부 열심히 하고 바르게 행동 하는 것 등, 이 모든 것들이 효의 기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른을 공경하며 효의 의미를 마음 깊이 새기면서 살아야겠다.

 조금은 쑥스럽지만 오늘은 힘드신 엄마, 아빠를 위해 안마를 해 드려야겠다. 그러면 이렇게 말씀하시겠지! 엄만, “우리 딸, 왠일이니!” 아빠는 “우리 딸, 최고인걸!” 오늘 밤엔 꼭 이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

 

◈ 여성백일장 시ㆍ장원 / 강 효 진 신당2동

 

효 자 손

 

 시골집 텔레비전 위에

 이 빠진 효자손

 

 이른 나이 집 떠나

 타향살이하며

 불효한 내 모습 같아

 

 앞마당 대청마루에

 모로 누우신

 어머니 등

 괜시리 손으로 쓸어 내린다

 

 모두 다 떠나버린 자리에

 남아 있을 효자손

 

◈ 여성백일장 수필ㆍ장원/ 윤 지 영 신당2동

 

남 산

 

 어린 시절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자라온 지방토박이 나에게 ‘남산’은 서울의 상징 그 자체였다. 언제 였던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부모님께서 나만 빼고 오빠와 동생을 데리고 서울에 다녀오시던 길에 남산타워를 구경하고 오신 적이 있었다.

 

 왜 나만 빠지게 되었는지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빠가 가져온 책받침과 부채 속에 너무도 아름답고 선명하게 빛나던 남산타워의 야경 사진을 홀린 듯이 쳐다보며 내가 그 멋진곳에 가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질투심에 불타던 그 기억만큼은 너무도 선명하게 살아있다.

 

 (…중략…) 아빠는 남산 중에서도 안중근 의사 기념관 주변을 정말 좋아하셨다. (…중략…) 그 곳의 울창하고 큰 나무들과 여러 글귀가 새겨진 큰 바위들을 보실 때마다 칭찬하시며 엄마와 손을 잡고 거닐곤 하셨다. 아마 그래서 일까...

 

 둘째아이를 낳고 나흘 만에 심근경색이라는 너무도 갑자기 찾아온 병마로 인해 어이없이 소중하고 귀한 아빠를 잃고 나서 남산은 더욱더 각별하고 뜻 깊은 존재로 다가오게 되었다.

 

 엄마와 난 아빠가 그렇게 좋아하시던 안중근 기념관 앞 산책로를 걸으며 아빠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기억했고 나무껍질 속, 바위 글귀 속, 오솔길 옆 풀잎들 속에 스며있는 아빠의 체취를 맡으며 늘 든든하고 속 깊었던 아빠의 미소를 추억했다. 너무나 보고 싶은 아빠를…올해로 육아휴직 5년을 포함하여 10년이라는 긴 세월을 장충고등학교에서 보낸 나는 내년이면 강남에 있는 학교로 옮기게 된다.

 

 그러면 아빠의 추억과 내 젊은 시절의 추억이 가득 묻어있는 남산과도 어느 정도 멀어지겠지. 그러나 남산은 언제까지든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줄 것이고 나 또한 시간이 날 때마다 남산을 찾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돌 하나하나에 나의 추억을 조용히 담아두고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