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탄(風樹之嘆ㆍ자식이 효도하려고 해도 어버이는 기다리지 않는다)의 의미가 제게는 각별했지요"
지난달 23일 사단법인 한국효도회에서 주최하는 제15회 효행상 시상식에서 효자상을 받은 조학현 사장(54ㆍ묵호회집)의 말에는 애잔함이 묻어 났다.
3년 전 묵호회집을 개업할 때부터 분기별로 관내 어르신 60∼70분을 초청해 일식요리를 대접하며 못다한 효도를 하고 있는 그는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고 다섯이나 되는 형제자매 중에 누이와 단둘만 남은 막내라는 가족사에서 효자상을 받게 된 근원을 찾았다.
조실부모 하다보니 금전이나 명예에 집착하기 보다 인생에 대한 생각과 어떻게 해야 올바른 삶일까 하는 고민이 많아졌다는 것.
"가정의 달이다 어버이 날이다 하면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지요. 비록 친부모님께는 못해드리지만 대신 부모님처럼 섬기고 공경해야 할 어르신들이 많으니까 괜찮습니다"
이번 수상도 몇 달전 통보받고 받을 자격이 부족하다며 계속 고사를 하다가 한국효도회 사무총장의 간곡한 부탁과 추천해준 중구청의 입장을 고려해 받았다는 조 사장은 이 밖에도 고향 친목회나 학교 선후배 모임 식당업계 모임등을 조직해 경로당이나 고아원을 찾는 등 활발할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특히 노인분들을 대접할 때면 묵회회집을 찾는 손님보다 더 성심성의껏 준비한 최고의 회요리를 내놔 '이처럼 융숭한 대접은 처음 받는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 마디에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어르신들을 자주 접하다보니 생활고와 외로움 2중고를 겪고 있는 독거 노인들의 의기소침한 모습이 자주 눈에 띄어 걱정스럽다는 그는 이분들을 위한 정책적인 복지 제도가 하루 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함께 봉사할동을 벌이는 부인 이민숙 여사(42)의 격려와 지지 덕분에 꾸준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며 슬하의 아들 둘도 어른을 공경할 줄 아는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크게 성공해서 한 방에 효도하겠다는 자식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없습니다. 봉사활동도 마찬가지죠. 효도와 봉사, 어렵고 큰 일이 아니라 실천의 한 걸음만 떼면 그 다음부터는 생활이 된답니다"
명동 상가 친목 회원들을 중심으로 하는 봉사활동을 준비중에 있고 앞으로 직접 운영하는 경로당을 건립할 꿈을 갖고 있는 조 사장.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