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순화동에서 20여 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장소씨(여, 60세)의 별명은 ‘효녀’다. 30을 앞둔 장성한 아들 두 명이 있어 효도를 받으며 살아야 하는 60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네 어르신들을 극진히 모신다고 소공동 어르신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김씨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특성을 살려 지난 2002년부터 매년 계절마다 입맛을 잃은 어르신들을 생각해 본인의 가게에 동네 어르신들을 초대해 점심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로당 어르신들이 야유회를 갈 때면 김씨는 직접 장을 보고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함께 야유회에 동참해 어르신들께 봉사를 하고 있다. 게다가 가끔은 장사할 음식을 넉넉히 만들어 인근 경로당 어르신에게 가져다 드리곤 한다.
지난 4월12일 열린 소공경로당 야유회에는 밥과 돼지고기 보쌈, 맛있게 버무린 겉절이, 된장으로 무친 봄나물, 새롭게 담근 물김치를 잔뜩 가지고 어르신들과 함께 월미도로 봉사를 다녀왔다.
워낙 손맛이 좋은 탓에 김씨의 음식을 먹어본 어르신들은 감탄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김씨가 이렇게 어르신들을 위한 음식 대접에 나선 것은 서소문에서 어렵게 음식점을 시작한 이래 손맛을 인정받아 순화동에 가게를 확장한 후 소공동 바르게살기 여성위원이 되면서부터다.
당시 소공동에서 같은 바르게살기 위원이었던 소공동 경로당 회장의 권유로 경로당 어르신들을 식당으로 초대해 신고식 겸해서 식사 대접을 했는데 음식 맛을 잊지 못한 어르신들의 권유로 계속해서 음식을 대접하게 됐다고.
최근 순화동 재개발로 인해 서대문 적십자병원 부근으로 가게를 옮긴 김씨는 어버이날을 앞둔 지난 7일 본인 식당에서 어르신 위안잔치를 마련했다.
소공동 어르신은 물론 중구관내 각 동 경로당 회장을 모시고 열린 이 잔치를 위해 사전에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했다는 김씨는 오히려 식당이 협소해 어르신들이 불편하실까 걱정했다고.
이런 훈훈한 소식을 전해들은 소공동 효실천 운영위원회 위원들이 어르신들께 안마라도 해드리겠다며 모두 참석했다.
이날 소공동 효실천 운영위원회는 전국 최초의 효도특구로 지정된 중구의 효 사상을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