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약수역에서 김진해 약수역장이 어르신들의 영정사진을 찍고 있다.
"입술에 립스틱만 바르지 말고 얼굴 전체를 화장해줘요. 그래야 사진이 예쁘게 잘 나오지"
지난 8일 약수역사에서 마련된 영정사진 찍기 행사장에서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메이크업을 받는 할머니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어르신들의 옷매무새를 점검하며 영정사진을 찍는 사진사는 김 진해 약수역장.
평소 노인 영정사진을 촬영해온 김 역장은 어버이날을 맞아 지하철 역사에서 영정사진을 찍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작년 가을 약수역으로 발령 받은 김 역장은 영정사진촬영 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각동 동장들을 만나 행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많은 홍보를 부탁했다.
역사 내에 마련된 아담한 스튜디오에는 조명기구와 배경, 사진기 등 촬영에 필요한 각종 세트를 갖췄다.
촬영을 위해 꽃단장하는 어르신들을 돕고자 약수역사 안에 있는 더 페이스샵 전문 코디들이 메이크업을 도맡았으며 사진 보정 작업은 포토샵을 능숙하게 다루는 약수복지관의 어르신 두 분이 도움을 주셨다고.
평소 영정사진을 찍고 싶어도 비싼 사진 값에 선뜻 자녀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어르신들은 이날 얼굴에 곱게 화장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했다.
영정사진을 촬영한 어르신의 수가 이날 60명을 넘어 평소 중구 내 어르신들이 사진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음을 짐작케 했다.
김 역장은 "앞으로 사진촬영을 정기적으로 가질 예정이다. 이런 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지하철이 재미있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자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