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어린이집 크낙새반 유아들이 바이 바이 버기를 타고 인근 훈련원 공원을 찾은 모습.
"아유∼ 우리 동네에서 제일 예쁜 차 지나가네"
크낙새반(3세반)이 오후 산책을 위해 훈련원공원으로 향하자 을지어린이집(원장 조순이) 인근 상인들이 한마디씩 한다. 바로 아이들이 타고 있는 유아 이동차 '바이 바이 버기(bye bye buggy)' 때문.
이동하는 내내 지나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붙잡았던 이 깜찍한 빨간색의 6인용 유아 이동차 가 을지로3가 명물로 떠오르고 있다.
조 원장은 우연히 교재사로부터 이 이동차에 대한 얘기를 듣고 수소문 끝에 부산의 세진코리아라는 미국완구 수입업체로부터 어렵게 구입할 수 있었다.
230여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언제 또 외국서 들여올지 후일을 기약할 수 없었기에 조 원장은 지난 2월, 큰맘 먹고 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아이들보다 학부모들이 더 좋아할 정도예요. 애들이 저렇게 좋아하는 걸 보니 구입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종로의 어린이집과 을지어린이집등 전국에 단 2대 밖에 없다는 이 이동차는 생후 12개월부터 4살 영아까지 탈 수 있어 5∼6명으로 이뤄진 한 반을 담임교사가 이끌고 산책 나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아직 걸음마가 서툰 영아 5∼6명을 데리고 도보하기엔 많은 힘이 들지만 이동차에 태우면 아이들이 좋아하는데다가 인솔하기도 편하기 때문. 또 가벼운 재질에 모서리가 없고 안전벨트 및 브레이크 장치가 있어 안심할 수 있다.
"사실 어린이집의 옥상놀이시설은 대 여섯살 큰아이들 위주로 돼 있고 영아들은 인솔하기가 힘들어 방안에서만 놀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바깥 외출이 한결 편해졌지요"
매일 산책하러 가는 훈련원공원은 물론 구청 유채꽃 구경과 어린이대공원 견학도 이 이동차 덕을 봤다는 을지어린이집.
이제 이동차를 타고 싶어하는 5세 유아를 달래고 4세 이하 영아들이 공원서 뛰놀다 넘어지지 않게 보호해야하는 지도교사의 손길이 더욱 바빠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