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초교 서울시야구대회 우승

30여 학교 참여…야구 명문 재확인

 

◇지난 3일 서울시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청구초교 야구부의 기념촬영 모습.

 

 청구초등학교(교장 은민영)가 5월2일 열린 서울시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17일에는 전국 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30여개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청구초교는 남정초교와 고명초교 영일초교를 차례로 격파하고 결승전에서 대림동의 도신초교를 맞아 6대5로 물리치는 등 야구명문교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투수를 맡고 있는 주장 김경도(6년) 학생은 "힘들었던 연습의 기억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쁨만 가득했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또 "손 감독님과 동고동락한 선수들 덕분에 우승했다"며 "자신감을 갖고 앞으로 있을 다른 대회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은 교장은 "학생들의 애교심을 키우기 위해 결승전에 6학년 학생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쳤는데 우승을 차지해 더욱 기쁘고 학교장으로서 자부심 느꼈다"며 "구에서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준 덕분에 성적이 향상되는 것 같다"며 김동일 구청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현재 20명의 선수가 활약중인 청구초교는 지난 1979년 창단해 그 동안 1990년 서울시 국민학교 야구추계리그전 1998년 서울시 초교 야구선수권대회 2000년 서울시 초교 야구 춘계리그전 2000년 제2회 청룡기 초교 야구대회 2000년 제30회 회장기 서울시 초교 야구대회 2000년 서울시 초교 추계 야구리그대회 우승을 차지하는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고 있다.

 

한편 청구초교는 이번 우승에 이어 KBO 총재배 전국초교 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는 송정동초교에 아깝게 져 준우승을 했으며 지난 25일부터 6월 중순까지 펼쳐지는 제4회 LG기 및 2003년도 춘계 겸 제33회 회장기 서울시 초교 야구대회에 바로 참가해 우승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인터뷰/손용근 청구초교 야구부 감독

"재미위주 놀이같은 야구 구현"

 

 지난 20년간 청구초등학교 야구부를 맡아 최강의 초등 야구부로 길러낸 손용근 감독(45). 각종 야구 대회의 우승을 차지한 야구명문 학교의 사령탑답지 않게 소탈한 인상에 독특한 지도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는 야구인이다.

 

 합숙도 전지훈련도 필요 없고 즐기는 야구를 한다는 손 감독의 스타일은 스파르타식 훈련에 맹목적인 승리를 추구하는 우리 실정에서 다소 튄다. 그런데도 청구초교 야구부의 성적은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니 그 이유를 손 감독의 자율 야구에서 찾을 수 밖에.

 

 "배고픔에 악착같은 승부근성으로 야구를 했던 옛날과 다릅니다. 요새 애들에겐 다그치는 훈련은 소용없어요. 재미위주의 놀이가 돼야지요"

 

 자율 야구가 몸에 밴 학생들은 졸업 후 중고교로 진학해 주장을 맡아 팀을 이끄는 등 그 효과는 선수 개개인에게 지속되고 있었다.

 

손 감독은 현재 전국에 110개 초교 야구부가 있지만 점점 선수들이 줄어들고 있다며 게임기와 장난감등 손쉬운 각종 놀이거리가 풍부한 데다가 힘든 일은 안 하려는 요즘 아이들에게 강압훈련은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단언한다. 또 야구만 몰두해 다른 부분엔 무지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며 아동 교육의 정서적인 면도 강조했다.

 

 손 감독은 청구초교 야구팀의 강점으로 공수의 고른 조화와 두터운 선수층 그리고 학부모 학교 구청 선후배등 든든한 지원 배경을 꼽았다.

 

 그는 학교와 중구의 응원은 물론 LG의 신윤호 이병규 두산의 박명환 선수를 포함한 졸업생과 졸업생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동문회의 강력한 지원, 손 감독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학부모들이 있어 비록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가슴은 언제나 든든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