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간판 문화를 바꾸자!

권 영 정 중구재향군인회 사무국장

 지난 4월 재향군인회 일본 연수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무엇이 있을까 하고 관심있게 둘러봤다.

 

 인상 깊게 다가온 것은 "거리의 간판"이었다. 오사카 남항, 고베, 교토, 나라에는 간판이 보이질 않았다. 건물벽에 페인트 글씨로 단정하게 "○○○회사" "○○ 창고" 라는 몇 개외에는 돌출간판도 보이지 않았고 네온간판은 더더욱 볼 수 없었다. 출입구 상단에 붙이는 간판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베항의 관광지역에 밀집된 음식점은 "이동식 깃발 천간판" (서울의 물통 현수막; 프라스틱 사각통에 물을 넣고, 깃봉을 세우고, 천으로 상호를 표기하여 영업시간에 입구에 세움)과 창문안에 메뉴설명과 모형음식을 진열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현재 서울의 거리에 설치되어있는 간판은 어떠한가? 한마디로 간판들간의 각축장이 되어 경쟁적으로 간판을 보다 크게, 보다 돌출되게, 보다 자극적인 원색으로, 네온으로 화려하게 함으로써 더 튀어 보이게 설비를 하고있으며 더 나아가 간판규제 관련법까지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뿐인가 18층 건물의 전면과 좌우면 전체를 네온으로 설비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 지역은 밤이면 인도에까지 이동식 간판, 풍력 간판, 차량간판까지 점령하여 경쟁적으로 뽐을 내고 있다. 그리고 단속 나오면 들여놓았다가 가고 나면 다시 점유하는등 웃지 못할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모 단란주점은 간판설비비가 천여만원이 들었다고한다. 유흥업소 음식점등등…서울시내에 기설치된 간판과 새로운 간판을 제작하는데 소비되는 돈은 가늠하기 조차 힘들 정도다.

 

 혹자는 간판업종이 잘되면 연계된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강변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도시미관을 해치고 불요불급한 간판의 설치로 인한 자원 낭비와 전력낭비등 해악이 너무나 크다고 본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면 서울의 야경은 간판의 천국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제는 간판보다는 품질로 경쟁함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차제에 간판에 대한 공론화로 간판에 대한 인식전환과 관련법을 정비해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