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만남이 있습니다.
2년전 어느 날 커다란 기대감 없이 장애인의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에 저의 딸아이를 참가시켰습니다.
저의 딸은 31살의 적지 않은 나이와 장애인 3급에 초등검정고시의 낮은 학력과 150cm의 작은 키 무엇하나 자랑할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티없이 맑고 고운 마음과 성실하고 근면함, 손맛이 깊은 요리솜씨에 허영되지 않고 검소하며 깊은 신앙과 좋은 글솜씨등의 내용을 담은 자기소개서 한 장과 함께 1박2일의 프로그램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3년 4월12일에 아름다운 두 사람이 예쁜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새신랑도 장애인 3급이지만 세종대 전산과를 졸업한 8급 공무원으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힘있는 34세 청년이랍니다.
저는 이 결혼을 준비하면서 저와 제 딸아이에게 행운의 여신이 손짓하는 것을 행여 놓칠까 염려하여 기도로 준비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저와 제 딸아이는 우리는 아주 복이 많다고만 생각하였지요. 결혼식을 끝내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정말로 감사해야 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바로 이러한 행사를 주관하여 주신 중구청장님과 사회복지 과장님, 그리고 장애인협회와 박향진 상담실장님등이 아니면 어떻게 이러한 행운을 맞이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늦었지만 지면을 통하여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 딸아이와 같은 장애우 여러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께 꼭 알려주고 싶어서요.
눈을 크게 뜨세요 꼭 성공하지 않더라도 도전하세요. 중구에서 장애우들을 위하여 실시하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하나 하나 꼼꼼히 챙기시고 참여하세요.
사실은 제 딸아이는 17살에 아주 어려운 환경에서 만나 15년을 함께 살게 된 양딸이랍니다. 이렇게 예쁜 사람이 될 줄은 생각도 못하였습니다.
저와 함께 살면서 호적도 장애인증도 신앙도 한글도 검정고시자격증도 건강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하나 하나 모아 아름다운 글 솜씨까지 기도와 함께 모아 두었답니다.
혹시 여러분들의 주변에서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장애인이 있다면 손을 잡아주세요. 조금은 힘들지만 그 어느 것보다 값진 보람과 행운이 당신의 인생을 따뜻하고 풍요롭게 하여줄 것입니다.
저와 제 딸아이가 받은 커다란 축복을 장애우 가족 여러분과 함께 하고자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부족한 저의 딸을 기꺼이 좋은 집안의 둘째 며느리로 맞아주신 인자하신 사돈 어르신 두분께도 하나님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바라며…
장애인의 해를 맞이하여 험난하고 어둡고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터널을 걷고 있지만 장애우 가족여러분 우리 모두 변함없는 주님의 자녀임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2003년 4월23일 이세진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