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수 중구의회 사무국장 오는 12일 출판기념회

"아내여 나는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저자소개 저자 이철수는 194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동국대 경영학과를, 동대학원에서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 중구청 행정관리국장, 의회사무국장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전중부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행정학를 가르치고 있다.

 

 

당신이 살아 있으므로 행복합니다. 

중구의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다 6월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중인 이철수 국장(60)이 세상의 모든 아내들의 가슴을 적시는 감동적인 실화 '당신이 살아있으므로 행복합니다'를 출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아내인 김순희 여사(60)의 난치병을 고치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인 10여년 동안의 병상일기(간병일기)를 토대로 쓴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눈물과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국장은 오는 4월12일 오후 6시 중구구민회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10년간의 부인 난치병 치료 간병일기

부부사랑·가족의 소중함 다시 일깨워

절절한 문체속 가슴 뭉클한 감동전해

 

 아내의 난치병을 고치겠다는 간절한 소망과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인 한 남자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 '당신이 살아있으므로 행복합니다'가 책으로 출판돼 감동을 주고 있다.

 

 중구청에 재직하다 오는 6월말 정년퇴직을 앞두고 공로연수중인 이철수 국장(60)은 지난 10여년 동안을 아내 김순희 여사(60)의 난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간병을 하면서도 주위에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철저하게 공과 사를 구별하면서 공직생활을 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느날 아내가 서울대병원에서 다발성 전신위축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현대의학으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절망한 그는 아내를 데리고 국내의 유명한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지만 병원마다 다르게 나오는 진단결과에 또다시 절망하는 내용등을 담은 제1장, 원인도 치료방법도 알 수 없는 희귀성 난치병, 제2장, 한달이라는 기한이 주는 희망, 제3장, 희망의 불씨는 어디에, 제4장, 글자합성으로 하는 의사소통등 204쪽으로 엮어졌다.

 

 "얼마 전부터 아내는 손가락에 남아있는 미세한 힘마저 사그라들었다. 이제 아내는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이다"라고 마지막 문장에서 썼지만 "그러나 그는 아내를 이대로 떠나 보낼 수 없다"며 새로운 치료의 길을 찾고 있는 처절함이 배어있는 감동적인 휴먼스토리다.

 

 실제로 현재는 육체적 기능을 상실한채 침대에 누워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이 책의 핵심은 부부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일종의 부부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사소한 문제로 헤어지는 시대상황에 비춰볼 때 부부간의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68년 용산구청에 근무하면서 만나 1970년 결혼한 뒤 37년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외국을 제외하고는 국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생명의 촛불이 녹아내리는데 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매달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논리적이고 과학적으로 따질 수 없는 것이 남편으로서 존재이유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국장은 출판동기에 대해 "가정의 중요함을 주위에 알리고 간병일기를 통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자고 했다"면서 "노부부가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죽음의 늪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아내가 이렇게 내 곁에 누워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정녕 아내가 다시 건강을 되찾을 기적은 없는 것일까. 겨울 나뭇가지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낙엽같은 아내가 어느날 갑자기 훌쩍 떠나버리면 나의 이 공허한 마음을 어떻게 추스린단 말인가. 가슴이 미어질 것 같은 슬픔이 쏴아하고 밀려오자 나는 눈물을 흘리며 하느님께 기도한다. '하느님 큰 욕심은 부리지 않겠습니다. 아내가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입으로 음식을 먹고, 말을 하고, 걸어서 용변을 해결할 수 있도록만 해주세요, 그것도 안된다면 아내의 손가락과 눈꺼풀에 마지막 남아있는 작은 힘만이라도 거두어 가지 말아주세요'" …본문중에서

 

 동국대 대학원 서윤길 원장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인의 난치병을 고치겠다는 간절한 소망과 그 소망을 이루기 위해 처절한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이 눈물겹게 그려져 있다"며 "이 책은 부인의 오랜 투병생활을 지켜온 한 지아비의 순애보가 아니라 부부간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일종의 부부학 교과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동일 전 구청장은 "이 국장은 성격이 조용하면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친화력이 뛰어나 직장 동료 사이에서도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평소 내색을 하지 않고 항상 밝은 표정이어서 부인이 중병에 걸렸는지 겉으로 봐서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현대의학으로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지요, 그래도 안되면 사랑의 힘으로라도 일으켜 볼 생각입니다"라는 이 국장의 말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는 김 전 구청장은 "이 책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 밝은 사회를 이루어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 간절하다"고 말했다.

 

 안승준 동작경희한방병원장은 "나는 이철수 선생 부인의 질병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또 일정부분 치료에도 관여를 한 바 있다"며 "이 책은 그동안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부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전했던 내용들이 구구절절 기록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로 그 수고와 노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의 병 증세가 점점 악화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제1장, 원인도 치료방법도 알 수 없는 희귀성 난치병

 

 1997년 어느 날 아내는 서울대 병원에서 MAS(다발성 전신 위축증)이라는 진단을 받는다. 자율신경을 관장하는 소뇌의 뇌세포가 축소됨으로써 점점 몸의 운동기능을 잃어 가는 이 질병은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치료방법도 없다고 의사는 설명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아내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말도 어눌해지기 시작한다. 98년부터는 거동이 불편해지고 다른 유명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치료를 받아보았으나 별다른 효과가 없자 그는 대체의학이나 민간요법에서 길을 찾아보겠다고 결심한다. 하지만 2002년부터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이 국장은 "우리는 가끔 정신이 육체에 갇히는 꿈을 꾼다. 몸부림쳐도 사지를 움직일 수 없는 가위눌림, 우리 주위에는 그런 현상을 현실로 받아들인채 비극적인 생을 영위해 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나의 아내도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제2장, 한달이라는 기한이 주는 희망

 

 치료에서 효험을 보지 못하자 그는 아내를 데리고 한의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구청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보건소 직원들의 추천이나 지인들의 소개를 통해서 소위 용하다는 한의원에 대한 정보를 입수한다.

 

 한의사들은 대부분 한달 안에 완치시킬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을 들려준다. 그동안 절망에 휩싸였던 그는 가느다란 희망을 안고 전국의 한의원을 찾아다닌다.

 

 한의사들의 치료방법은 각기 달랐다. 어느 한의원에서는 대침을 사용하는가 하면 침과 쑥뜸을 이용하는 곳도 있고, 또 어느 곳에서는 한약과 생식으로 치료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내의 병은 더욱 깊어만 갔다.

 

 "이상한 일이었다. 한의원에서는 대체로 한달이라는 기간을 두고 환자를 시험했다. 진맥을 하거나 검사를 하고도 병명을 밝히지 않은채 무조건 약을 주며 한달후면 환자의 상태가 차도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빠른 시간안에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는 한의사의 진단은 아내에게 다행인지도 몰랐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한의사들이 만약 3개월 혹은 6개월간의 기간을 설정했더라면 그들의 치료에 일말의 희망을 붙들고 하염없이 세월을 보냈을 터였기 때문이다"라고 애닯은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제3장, 희망의 불씨는 어디에

 

 한의원에서의 치료마저 무위로 끝나자 한동안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도대체 희망의 불씨는 어디에 있단 말인가.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현대의학에 대한 불신과 아울러 막연한 절망감이 나를 끝없는 혼돈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렇게 끝나는 것인가. 탈진해서 누워있는 아내를 보면 공연히 짜증이 나고 누군가를 향한 분노로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었다.

 

 이번에는 기(氣)치료를 시도해 본다. 그러나 아내의 건강상태는 더욱 나빠져서 결국 휠체어에 의지하며 생활하게 된다. 튜브를 통해 위안으로 유동식을 주입하는 내시경적 경피성 위수술을 받은 아내는 말을 할 수 없고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도 없는 상태가 되고 만다.

 

 ◆제4장, 글자합성으로 하는 의사소통

 

 수술후 아내는 살아있는 감각과 의식을 몸속에 숨긴채 생활한다. 아내의 정신이 지배할 수 있는 육신은 눈꺼풀과 오른쪽 엄지와 검지를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는 아내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다. 글자판을 만들어 아내의 눈앞에 보이면 눈꺼풀을 깜박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눈을 깜박이는 힘마저 없어지면서 그것도 소용이 없어지자 그는 또 다른 방법을 찾아내는데 그것은 아내의 육신 가운데 유일하게 신경이 닿아있는 검지의 힘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내에게 소변이 보고 싶으냐고 물을 때 아내의 검지를 그의 손목에 갖다댄다. 만약 의사가 있으면 검지로 손목에 힘을 가하는 방식이다.

 

 특별한 의사를 전달하고 싶을 때는 글자를 합성하는 방법으로 소통한다. 예를 들어 손자가 보고싶다라는 말을 하려고 할 때 그는 아내의 검지를 자신의 손목에 대고 자음과 모음을 차례로 읽어내려 간다. ㄱ, ㄴ, ㄷ…ㅅ, 에 이르면 아내는 검지를 누르고, 다음에 ㅏ, ㅑ, ㅓ, ㅕ…하고 읽으면 ㅗ에서 누른 후 다시 자음을 읽어 내리가다가 ㄴ에 누르면 손자가 합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한문장이 완성되려면 30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