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람 / 이 종 임씨

'이순신 할머니'의 지극한 충무공 사랑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표석을 매일 청소하고 있는 이종임씨

 

명보극장앞서, 20년 동안 충무공 탄생 기념 표석 관리

 

 을지로4가 명보극장 앞 광장에서 40여년째 신문가판대를 운영하고 있는 이종임씨(70세·신당5동)는 다른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이순신 장군의 왕팬. 그래서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이순신 할머니’로 더욱 유명하다.

 

 이씨의 하루는 가판대의 문을 열기 한참 전인 오전8시부터 이씨의 가판대와 불과 5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를 알리는 기념표석을 빗자루로 쓸고 물걸레로 닦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씨의 가판대 부근에 표석이 세워진 지난 85년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무려 20여년 동안 이 일을 해왔다.

 

 이씨가 충무공 탄생 기념 표석을 이렇게 아낌없는 사랑으로 보살피게 된 것은 아주 사소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85년 당시 서울시에서 이씨의 가판대 바로 옆에 이순신 장군이 태어났다는 기념으로 표석을 지어 놓았지만 전혀 관리를 하지 않다보니 언제나 비둘기 똥이나 오물로 뒤덮혀 있었다.

 

 이순신 장군이 우리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훌륭한 분이라고 알고 있는 이씨에게 이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상황. 그래서 한두번 걸레로 닦고 빗자루로 청소를 시작한 것이 점차 이씨의 주요한 하루 일과가 되어 버렸다.

 

 게다가 이씨는 매년 4월28일에는 아침 6시부터 충무공 표석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처음에는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제삿날이면 함께 절도 하고 음식을 장만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이렇게 20여년동안 쓸고 닦고 하다보니 이씨는 경주이씨임에도 불구하고 덕수이씨인 충무공을 아예‘우리 할아버지’라고 부른다.

 

 한편 이씨의 충무공에 대한 지극한 정성이 알려지자 충무공의 후손인 덕수이씨 종친회에서 지난 98년 이씨에게 감사패와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매년 충무공 탄신일에 열리는 행사 때마다 초청장을 보내온다고 한다.

 

 이씨는 "서울시에서 가판대를 2007년까지만 임대하겠다고 알려와 고민이 생겼다"며 "내가 이곳을 떠나면 누가 우리 충무공 할아버지를 모실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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