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기상 일세"
애국가에도 나오는 우리의 명산 남산에 100년 이상된 소나무는 겨우 5그루에 불과하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남산에는 소나무가 많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남아있는 곳이 척박한 곳뿐이고 더군다나 오래됐거나 큰 소나무는 많이 남아있지도 않다.
일제 강점기에도 남산의 낙락장송을 바라보며 변함없는 민족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애국가에도 포함됐다는 울창했던 남산의 소나무. 지금은 목본식물의 20%만 차지하고 있어 소나무의 적극적인 보호와 식재가 절실한 실정이다.
고려와 조선을 거쳐 문신이었던 정이오는 남산의 정상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며 읊은 8경은 남산의 경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남산팔경중 운횡북궐(雲橫北闕)은 남산에 올라 멀리 북쪽을 바라볼 때 구름 아래로 펼쳐 있는 산경과 궁궐의 원경을 말하고, 수창남강(水漲南江)은 남산의 정상에 올라 멀리 남서쪽으로 한강의 넘쳐흐르는 물길과 강변 풍경을 바라다보는 전경을 의미한다. 암저유화(岩底幽花)는 봄철이 다가도 층암계곡의 자주빛 벼랑 붉은 절벽의 그윽한 꽃을 감상한다는 아름다운 경치를 의미하고, 영상장송(領上長松)은 산마루 이곳 저곳에 서 있는 낙락장송의 풍치를 감상하면서 읊은 것이며, 삼춘답청(三春踏靑)은 삼월의 답청놀이, 구일등고(九日登高)는 등산놀이, 척헌관등(陟獻觀燈)은 오늘날 야경을 뜻하는 것으로 언덕에 올라 관등행사를 구경하는 것을 의미하고. 연계탁영(沿溪濯纓)은 계곡사이의 맑은 물을 따라 갓끈을 빨아 말리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이 남산팔경은 당시의 남산의 모습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고 일부는 지금도 그대로 보여주는 측면도 없지 않다.
서울시에서는 남산의 잠식시설을 이전, 자연경관을 회복하고 공원시설을 보완 정비해서 시민공원으로 기능을 높이기 위해 1991년부터 1998년까지 8년간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을 시행하면서 남산이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시에서는 외인주택단지 지역에 야외식물원이 조성되는 등 중구 예장동, 회현동, 한남동 일대 등 남산공원을 복원, 정비하고 시민의 공원으로 가꾸고 있으며 요즘은 남산 소나무림 보전 계획의 일환으로 남산 소나무 탐방로를 개설 했다.
남산공원은 시가지로 둘러싸인 생태섬으로서 총 85과 280속 552종으로 목본식물이 43과 93속 191종이 분포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수종으로 신갈나무, 아카시아나무, 현사시나무, 팥배나무, 산벗나무 등의 활엽수종이 76.6%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남산의 조망적 시각에서 보면 우선 정상에 북서쪽을 향한 거시적 파라노믹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쪽은 준엄한 산정이고 화감암의 계곡미를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훼손된 남산을 낙락장송이 어우러진 600년전의 남산으로 되돌려 우리 후손들에게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 가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