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8월 광복의 달을 맞아

황인환 서울지방보훈청장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지구상의 마지막 남은 냉전지역인 분단의 한반도에도 평화의 기운이 점점 피어올라 우리가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변혁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햇볕정책으로 시작된 남북화해의 물결은 경제적 교류를 시작으로 금강산 관광, 이산가족의 재회로 발전해 급기야 4년 전에는 남북의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교류의 과정에서 때론 굴절도 있었지만 시대의 흐름과 함께 정치, 경제, 사회적인 교류의 폭은 지속적으로 점차 넓어져왔다. 올해 들어서 광복 59주년을 앞두고 용천참사 피해자 돕기에 각계각층이 민족애로써 발벗고 나서자 북한은 전례없는 감사를 표시했고, 대규모로 건설 중에 있는 개성 한국공단이 일부 완공되어 올 가을부터는 제품을 생산하게 됐다.

 

또한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5도 인근해상에서 남과 북 양측의 경비함정들이 같은 주파수로 무단통신을 교환하고 있고, 6ㆍ15부터 남북군사분계선(MDL)에서의 모든 선전활동을 중단하고 오는 8ㆍ15광복절까지는 선전활동시설물을 모두 철거하기로 하는 등 군사적 충돌과 갈등을 방지하기 위한 합의를 하여 이제 남북이 경제협력 단계를 넘어서 군사적 협력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무드는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조국의 통일 즉, 백범 김구선생이 그토록 소원했던 '진정한 대한의 독립'의 서광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직은 미세한 기운에 지나지 않지만 민족적 과제인 통일은 생각보다 빨리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통일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적이고 자주적인 통일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더 튼튼한 안보와 더욱더 막강한 국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국민화합이 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까지 이룩한 남ㆍ북한의 화해와 평화의 무드도 우리가 그만한 안보와 국력 그리고 우리의 굳건한 호국정신이 있기에 가능했다.

 

 오늘날 우리는 파병, 수도이전 등 나라 안팎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고 경제적으로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있다. 그런데 툭하면 정치인의 망언과 정치지도자의 신사참배로 우리를 분노케 하며, 범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을 빌미로 군사대국화를 모색하고 있는 일본은 10여년간의 장기불황에서 벗어나 '복합호황' 이라는 말이 나돌고, 품질, 성능, 신뢰의 승리, 세계가 주목하는 일본정신이라고 자화자찬하고 있어 여러모로 우리를 우려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식량난으로 어쩔 수 없이 개방에 나선 북한은 지금은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나오지만 개인독재, 선군정치체제하에 무력적화통일을 기본방침으로 세우고 있어 2년전 서해 해상 무력충동에서도 보였듯이 언제 또 남ㆍ북간의 긴장을 유발시킬지 모른다.

 

 우리는 호기를 맞은 남북화해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평화통일을 이룩해야 한다. 갈수록 치열해 가는 무한경쟁의 세계 속에서 중심국가로 살아남기 위해 작금의 사회적 분열과 경제적 불안감의 원인이 된 분파적 이기심과 서로의 불신을 버리고 우리의 몸 속 저변에 흐르는 민족의 정기인 '호국정신' 즉, 국권상실기에 민족의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선 3ㆍ1정신, 공산주의 침략을 이겨낸 자유수호정신, 외환위기를 이겨낸 금모으기운동, 월드컵 4강을 이루어낸 국민적 결집력을 8월 광복의 달을 맞이해 다시 한번 일깨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국내외적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자.  우리의 선열들이 목숨바쳐 이룬 광복! 우리 대한민국을 통일된 조국으로 완성해 선열 앞에 바치는데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