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조각천을 이어 상보나 보자기를 만들었던 어머니들의 숨결이 이어져 세계 어느 민족보다 뛰어난 섬유예술적 재질이 있습니다. 조각보 하나하나마다 빛나는 색감과 바느질의 정교함, 다채로운 구성 등 그야말로 여느 예술 못지않은 아름다움이 숨어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우리의 바느질 문화에 자부심을 갖고 세계로 뻗어나가야 합니다."
지난 5월 17일 제36대 신사임당으로 추대된 초전섬유ㆍ퀼트박물관 김순희 관장. 대한민국 편물명장 1호이자 섬유예술분야의 발전을 위해 평생 노력해 온 사람이다.
그녀는 봉사정신을 갖고 사회참여활동에 적극 앞장서며 현대여성의 귀감이 되어 왔다. 또한 2000년부터는 관내 경로당과 장애인시설등 주위의 어려운 곳에 100∼200여장의 의류를 8군데씩 보내는 등 남모르게 봉사활동을 해왔다. 또한 50여년동안 살아온 중구 남산동1가에 위치한 자택을 개조해 우리나라 조각보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지난 1998년 10월 퀼트박물관을 개관했다.
박물관에는 김순희 관장이 40여년동안 수집해 온 1백여 년이 넘은 보자기와 상보, 전통자수, 활옷 등 한국의 전통섬유예술작품과 세계 각국의 전통퀼트와 섬유작품 등이 수장돼 있다.
특히 그 기술과 예술성을 전수받은 작가가 드물어 대가 끊기고 있는 조각보와 전통 자수보들을 상설 전시해 사라져가는 우리전통섬유예술을 보전, 일반에게 널리 공개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김 관장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짐에 따라 우리의 좋은 문화를 다 잊어버리고 사는 우리의 모습과 우리나라에서 하나밖에 없는 퀼트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세계인의 관심보다 미치지 못한 것은 자존심이 상하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관장은 올해 10월2일부터 10일까지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박물관과 무형문화유산'라는 주제로 열리는 '2004 세계박물관 대회'의 이사장으로서 본 퀼트박물관을 한국 섬유예술계의 메카로서 나아가 세계 제패의 발판이 되길 소망하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