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칼럼 / 서울백병원 외과 홍성우 교수

항문질환 종류와 치료법

/ 2015. 6. 10

 

치핵은 항문 관련 질환으로 진찰받는 환자의 80%가 이에 해당된다. 원인은 항문관을 밀폐시키는 항문 쿠션이 장기간에 걸친 배변과 항문안의 점막이 하방으로 이동해 이에 따른 이완으로 생긴다고 한다. 항문 안의 내치핵, 외부의 외치핵으로 구별하나 동반된 경우가 많다.

 

내치핵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출혈이 심해져 탈출하는 경우 증상으로 알게 된다. 출혈은 배변시에 혹은 배에 힘을 줄 때 발생하는 선혈로 종이에 묻는 정도에서부터 뚝뚝 떨어지기도 한다. 변기에 소리를 내면서 분출되기도 한다. 심한 빈혈로 방문하는 경우도 있다. 탈출은 그 정도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뉜다. 1도는 항문밖으로 돌출되지 않으며 출혈만 있는 경우, 2도는 배변 때 항문밖으로 돌출되나 저절로 환원되고, 3도는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경우 4도는 항상 탈출돼 있어 손으로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내치핵 자체는 통증을 일으키지 않지만, 부종, 혈전형성, 염증이 동반된 경우는 통증이 발생한다.

 

치료는 보존적 요법으로는 변비나 설사의 증상을 없애기 위한 섬유질 식이를 포함한 식사요법, 변비약, 온수좌욕(40-42℃, 10∼15분, 4∼6회/일), 좌제나 연고를 사용한다. 비수술적 외과 요법으로는 경화요법 (2∼3도의 치핵), 고무 결찰 요법(2∼3도), 적외선 응고요법(1∼2도)이 있다. 수술적 요법으로는 근치적 절제술이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있어 며칠간의 진통제 투여가 필요하다.

 

외치핵은 항문 피부에 연하여 생기며 증상은 없으나 항문주위 자극감이나 가려움을 느낄 수 있다. 증상이 있고 보존적 요법으로 호전되지 않으면 외과적 절제를 한다. 혈전성 외치핵은 음주, stress, 과로후 발생하며 심한 통증과 항문 주위의 딱딱한 덩어리로 만져지며 피부를 통해 청색을 띤 결절로 보여진다. 2∼3일 후 가라앉고 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의 장애가 오면 국소마취로 절제할 수 있다.

 

치열은 항문상피가 찢어지거나 궤양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괄약근의 긴장도가 증가한 상태에서 배변 때 항문관이 충분히 열리지 않아 항문상피가 찢어져서 생긴다. 변비나 설사 시에 자주 발생한다. 배변 때 심한 통증을 느끼고 배변 후에도 수분간 심하면 1∼2시간 통증이 지속된다. 소량의 선홍색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기에 떨어진다. 만성으로 진행하면 피부꼬리를 만든다. 급성 시에는 대개 저절로 치료되고 온수좌욕, 섬유질식이, 항문 연고를 사용한다. 수술적 요법은 만성인 경우 시행한다.

 

항문주위 농양 및 치루는 항문주위에 염증이 발생해 농양을 만드는 경우다. 이 때 흔히 통증, 종창, 발열, 오한, 배뇨곤란 등이 나타난다. 발견즉시 외과적으로 배농시켜야 하나 종종 저절로 터져 배농되기도 한다. 배농 후에 약 반 수는 배농 부위가 아물지 않고 농성 분비물이 계속 흘러나오거나 혹은 일단 아물었다가 다시 농양이 생기고 구멍이 뚫리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단계를 치루라고 한다. 치루가 진단되면 치루 절개술로 수술이 필요하다.

 

항문소양증은 어떤 질환의 이차성 증상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소양증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뉜다. 특발성 소양증이 반 수 이상을 차지한다. 속발성 소양증의 원인으로는 직장항문질환, 개인위생, 과민반응, 피부질환(건선, 태선, 습진), 전신적 질환(황달, 당뇨병, 호지킨병, 백혈병, 만성신부전, 갑상선 기능이상), 음식물(커피, 우유, 콜라, 홍차, 초콜릿), 부인과 질환(심한 냉증, 요실금), 폐경기 여성의 여성 호르몬 결핍, 설사, 정신적 요인, 감염질환(세균감염, 바이러스감염, 진균감염, 기생충감염)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속발성 소양증은 원인의 제거가 중요하며, 원인을 밝힐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인 경우의 치료는 항문부위의 청결을 유지하고 긁지 않게 한다. 묽은 변으로 인한 소양증에는 지사제를 사용해야 한다.

 

직장탈은 직장이 중첩돼 항문관 속으로 내려와 외부로 탈출돼 나오는데 탈출성 치핵과의 감별을 요한다. 쪼그린 자세에서 용을 쓰게 하면 더욱 확실해 진다. 직장탈은 할머니에 흔히 발생하고 소아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젊은 남성에서도 다소 발생한다. 외과적 교정술을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