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7-17
나는 국가보훈처 공무원이다. 국가보훈이 무엇인지 그 의미도 잘 모르고 선택했던 국가기관인 국가보훈처에 몸담은 지도 벌써 15년이 지난 중견공무원이다.
국가보훈(國家報勳)은 우리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해 희생하거나 공헌하신 국가유공자 분들을 예우하고, 그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고 선양하여 이를 정신적 토대로 삼아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고, 과거는 오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라는 거울을 통해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오늘의 교훈과 경계로 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이러한 국가보훈의 소명을 담은 국가보훈처의 슬로건이 바로 "국가보훈은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입니다"이다.
이렇듯 국가보훈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이고 도덕적인 책무이다. 선진국이라는 것은 성숙한 사회, 기본에 충실한 국가를 말한다. 따라서 선진국일수록 나라를 이끌고 가는 정신적 가치를 중시하고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제대로 예우하고 이를 국민의 마음속에 형상화해 가는 노력을 조금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민통합도 사회정의도 바로 설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선진국들은 저마다 고유한 국가보훈 정책을 통해 후손들에게 국가를 위해 기꺼이 헌신 봉사하고자 하는 강한 국민정신인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뿌리내리게 하고 나라를 위한 헌신이 존경받고 명예로운 사회적 기풍을 진작함으로써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하고 국력을 견고하게 할 뿐 아니라 국가의 품격과 이미지를 높여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국가보훈처를 통해 지난 50여 년 간 국가보훈 정책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나라사랑 선양사업은 30여 년 전인 1984년도에 제정된 '국가유공자 예우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비로소 본격 추진되었으며, 2001년도에는 국가유공자와 그 가족에 대하여만 실시된 연수교육을 일반인과 청소년 대상으로 확대하여 실시하였고, 2011년도에는 이를 전담할 부서인 '나라사랑 교육과'를 신설하여 나라사랑 교육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
현재 이러한 국가보훈 정책의 중요한 역할인 나라사랑 교육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한 '나라사랑 교육 지원 법안'이 국회에 상정중이다. 국가보훈처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실시해 온 나라사랑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하여 자라나는 청소년들과 국민들에게 올바른 보훈의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법률의 제정이 꼭 필요한 시점이고, 이는 국가보훈처만의 관심사항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위해 각계각층의 참여와 관심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본다. 나라사랑교육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해 누군가는 제대로 해야 하는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사실과 이 나라를 지켜주신 용감한 애국지사, 호국용사, 그리고 민주열사들의 피와 땀을 헛되이 되지 않도록 후대에 물려줄 올바른 나라사랑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었다. 호국보훈의 달 역시 1963년도부터 지정되어 지난 50여 년 간 시행되어 왔다. 6월 한 달만 기억하는 호국보훈이 아닌 전 국민의 마음에 나라사랑 정신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올바른 '나라사랑 교육 지원법'이 제정되고, 이를 통해 정말 우리에게 꼭 필요한 나라사랑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