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충무아트홀의 갤러리음악회에서 지휘자 금난새가 유라시안 스트링 퀄텟이 연주한 클래식 곡에 대해 해설하고 있다.
금난새와 함께하는 갤러리음악회가 지난 7일 충무아트홀 1층 갤러리에서 열렸다. 지난 2008년까지 큰 인기를 받아왔던 갤러리 음악회가 만 5년만인 2013년, 금난새와 함께하는 갤러리 음악회로 부활한 것이다.
이번 음악회는 홍금자 시인이 서정주의 '풀리는 한강가에서'와 김기림의 '길'을 낭송하며 문을 열었다.
이어 지휘자 금난새의 맛깔스러운 해설과 함께 충무아트홀 상주예술단체인 유라시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현악 수석단원들로 구성된 유라시안 스트링 퀄텟의 서정적인 연주가 시작됐다.
유라시안 스트링 퀄텟은 드보르작 현악 4중주 '아메리카'와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 제3번'을 비롯해 헨델의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한 파사칼리아' 등을 연주했다. 또한 자칫 난해할 수 있는 클래식 곡들에 금난새가 친절한 해설을 덧붙여 관객들이 편안히 클래식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여기에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한 천재화가 故이인성의 작품들이 절묘한 조화로 가미됐다. 향토적 서정주의가 돋보이는 1934년 작품 '가을 어느 날'과 1944년 작품 '해당화' 등이 사후판화로 제작, 전시됐다.
그의 작품은 수채화로 보여주기 힘든 강렬한 원색 사용과 뚜렷한 명암법, 짧고 촘촘한 붓터치로 수채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평을 받아왔다. 기존의 공연장 음악회 형식을 벗어나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갤러리 음악회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예술체험의 기회를 안겼다. 특히 옛 중구의 충무로와 명동은 음악, 문화, 영화 등의 예술이 공존하던 지역으로서, 음악다방과 살롱문화가 성황을 이뤘던 예술가들의 사랑방이었다.
이번 갤러리음악회는 당시의 예술적 정취를 현대적으로 부활시켜 누구나 문화를 즐기며 자유롭게 서로 교감하는 장이 되었으며, 앞으로도 현대예술의 새로운 창조와 교류의 메카로 각광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이날 공연에는 최창식 중구청장과 정호준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영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장, 이배용 前 국가브랜드위원장, 이인호 前 러시아 대사, 테너 박세원과 강화자 베세토 오페라단 단장, 양수화 글로리아 오페라단 단장 및 소리꾼 장사익, 영화배우 문희 등 정치와 문화, 사회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오피니언 리더 100여명이 참여했다.
한편 음악회가 끝나고 연주자와 관객들이 함께한 리셉션 순서 중 예정에도 없던 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더했다. 이날 음악회에 참석한 소리꾼 장사익이 즉흥으로 무대에 올라 '봄날은 간다' 등을 불렀던 것. 관객들은 생각지도 못한 장사익의 노래에 뜨겁게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