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논단 / 이혜경 중구의회 복지건설위원장

우리 마을, 지역아동센터를 아십니까?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10월의 마지막 날, 뜻 깊은 만남이 있었다. 부모의 취업과 경제적 사정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해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하는 관내 지역아동센터의 센터장들이 시설의 지원을 요청키 위해 바쁜 일과에도 불구하고 함께 찾아오신 것이다.

 

중구에는 5곳의 지역아동센터가 있다. 나비훨훨, 등대, 무지개, 신당꿈, 엘림이라는 이름의 지역아동센터는 아동 및 청소년들을 위해 학습 지도 및 급식, 체험활동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동복지시설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지역아동센터는 생소하다. 더구나 무엇을 하는 곳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지역아동센터는 과거 민간차원에서 생활이 어려운 아동들을 보호하기 위해 운영한 '공부방'을 모체로 하고 있으며, 2004년 아동복지법 개정으로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원 근거가 마련된 바 있다. 중구에서는 2008년까지 지원을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지 못하다가 2009년 본 의원의 발의로 '중구 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이를 근거로 아이들의 방과 후 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구는 아동복지를 위한 적합한 자격을 갖춘 아동복지교사 1인의 인건비를 5곳의 기관마다 지원해 지역아동센터의 질적인 서비스 부분에 있어 타구의 모범 케이스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빈곤계층 및 결손가정의 증가와 경제물가의 상승으로 지역아동센터 시설의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지역아동센터는 센터장을 제외한 2∼3명의 종사자가 20명에서 40명의 아동들을 돌보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맞벌이가정이나 저소득 가정 그리고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인 만큼 아동센터의 돌봄은 단순한 방과 후 학습지도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아동복지교사는 아이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아동의 가정생활에도 직접 연계하여 가정의 문제해결을 도와주고 병원과 치과를 데려가는 등 실질적으로 가정이 행해야 할 자녀를 키우는 과정을 그대로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아동센터의 활동은 종사자들의 신념과 봉사정신만으로 이루어질 순 없다. 결국 시설 운영에 있어 현실적으로 필요한 운영비는 한 달 650만원 정도(중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 추산)이며, 이 중 정부보조금을 제하고 임차료, 공공요금, 학습지구입비, 간식비 등의 충당은 지역아동센터가 자부담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 지역아동센터의 운영지원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껴진다.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지방세제 개편으로 중구의 재정마저 부족한 시기지만 그늘진 곳, 소외된 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안정된 복지와 공평한 교육의 기회는 더욱 필요할 것이다. 복지와 교육의 양극화가 나날이 심화되고 아이들 스스로가 그 격차를 인식하여 꿈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현실을 극복키 위한 방안은 같은 시대를 사는 구성원인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찾아야 하지 않을까.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아이들에게 밝은 웃음과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해본다.